/김도현 교무 강살리기익산네트워크공동대표

경기도 동생이 보내준 강아지 용순이가 어느덧 자라 성견이 되어 출산을 했다. 초산으로 아홉 마리나 순산했다. 강아지는 뜨거워진 체온을 식히기 어려운 몸 구조로 땀샘이 적어 더위에 약하고 힘들어 한다. 체온조절을 위해 혓바닥을 빼고 거칠게 숨을 쉬며 체온 조절을 하며 무더위에 어미로써 새끼를 돌보는 그 지극한 母性에서 감사함과 겸허함을 느낀다.

바야흐로 폭염의 계절이다. 업무상 고속국도를 지나다 뜨거운 열기를 맞서며 아스팔트를 보수하는 노동자들의 그을린 모습에 자꾸만 눈길이 갔다. 다시 이어지는 코로나19 재 확산에 폭염까지 겹치면서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이중고가 극심하다. 33도 이상 무더위가 본격 시작됨에 따라 야외노동현장과 혼자 야외에서 일하다가 온열질환에 노출되어 숨지는 사례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가 요구된다.  

국립기상과학원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0여년간 여름의 길이는 20일이나 길어졌다고 한다. 거년엔 긴 장마로, 올여름엔 폭염에 따른 피해가 온난화와 동시에 크게 올까 걱정이다. 폭염은 인명 피해를 비롯하여 사회 전 부문에 걸친 피해가 예상된다, 폭염은 환경부에서 주관한 기후변화 위험 목록 중 절반이 넘는 40여 항목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주 익산을 비롯한 도내 도시일원에도 폭염을 저감하는 장치인 녹지 공간조성, 물안개 분사장치, 그늘막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다양한 폭염 예방기술들이 계발되고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도심뿐만 아니라 산업현장과 농촌에도 폭염을 극복하는 지원이 더욱 필요하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1,078명으로 12시 이후 낮 시간대에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이 발생했다. 작업장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가 전체의 35%로 가장 많았고 고령층의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 지난 10년간의 국가통계에서도 연평균 약 1,500명의 온열질환자와 1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특히 전국적으로 31.4일간 폭염이 지속되었던 2018년에는 4,526명의 온열질환자와 48건의 사망 사건이 발생했었다.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야외 노동자, 영·유아(5세 미만)와 고령층(65세 이상)에게 집중되었다.(한국일보 홍제우박사)

하청노동자 ‘고 김용균 군 사망’은 ‘죽음의 외주화의 숙제’를 안겨주어 ‘김용균법’이 시행 되었지만 아직도 연일 불법적이고 악의적인 근로환경으로 인한 노동자의 사망 소식은 멈추질 않는다. 중대재해처벌법이 통과되고 시행령 제정이 서둘러 안착되길 바란다. 야외작업장을 운영하는 사업주나 관리자는 여름철 폭염도 노동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원인임을 인식해야 한다. 폭염 때 작업자들의 작업 중지 시행을 돕는 법적 장치의 마련도 시급하다. 국가와 지자체에서 냉방을 위한 각종비용을 지원하고 사업장에 그늘막과 냉풍기를 갖춘 무더위 쉼터 확보 등을 발 빠르게 준비하길 기대한다. ‘코로나 19 이후’ 강력한 움직임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는 질병관리청이 자리 매김하는 수준에서 지역의 예방·관리 서비스를 책임질 거점이 구성되어 대국민을 보호할 대책이 순서 있게 수립되길 기대한다. 

영성의 스승 소태산 박중빈은 [순이라 함은 저 춘·하·추·동 사시의 변천이 차서를 잃지 아니함과 같이 모든 일에 그 순서를 찾아서 하는 것이요, 역이라 함은 일의 순서를 알지 못하고 힘에 감당 못할 일을 구태여 하고자 하며, 남의 원 없는 일을 구태여 권하며, 남의 마음을 매양 거슬려주는 것이니, 사람이 무슨 일을 할 때에 먼저 이 순과 역을 잘 구분해서 순을 주로 하여 행한다면 성공하지 못할 일이 거의 없으리라.]하였다. 어떠한 폭염 적응대책보다 중요한 장치는 순서를 알고 실천하는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아닐까! 야외활동의 자제를 당부하고 충분한 영양과 수분섭취를 권하면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가족들과 이웃에게 마음을 전하는 일이다. 아홉 마리의 예쁜 강아지가 어미의 母情에 잘 자라는 것도 차서를 잃지 않은 순리인 것처럼 올여름 큰 피해 없이 지나가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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