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화 등으로 신축 이전을 추진하는 전주실내체육관을 농구 전용구장이 아닌 다목적 체육관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KCC 이지스’ 농구단과 사업을 추진하는 전주시에 ‘민감한 질문’을 던진 셈이어서 향후 대응이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송영진 전주시의원은 15일 열린 제383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체육관 신축은 본래의 목적에 부합하게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다목적으로 해야 한다”고 부장했다.
 송 의원에 따르면 1973년에 지어진 현 전주실내체육관은 48년 동안 지역의 랜드마크적인 체육시설로 자리해 왔지만, 낡고 협소한 데다 주차 공간, 편의시설 부재 등의 문제로 신축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또 최근 안전 진단에서도 C등급 판정을 받은 상태다.
이에 전주시에서는 월드컵경기장 인근에 시비 522억원을 투입해 전주 종합스포츠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며, 실내체육관 역시 오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용역 등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송 의원은 “두 차례 용역 결과물을 살펴본 결과, 전주실내체육관이 KCC 이지스만을 위한 전용구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의심이 들었다”며 "설계 방향이 구단 사무실과 치어리더실 등을 포함한 프로농구 전용 시설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농구장을 중심으로 설계할 경우, 타 종목의 국제경기나 전지훈련 유치가 불가능해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스포츠 경기도 중요하지만, 전시나 컨벤션, 박람회, 콘서트 개최 등도 염두에 둔 설계여야만 지역 경제 활성화를 견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농구단의 연고지 이전 문제도 거론했다. 송 의원은 “불과 한 달 전 KT 소닉붐 프로농구단이 부산에서 수원으로 연고지를 이전한 사례를 깊이 되새겨 봐야 한다”며 “전주시와 KCC가 서로 협력해 상생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연고지 이전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측면에서라도 다목적 체육관은 필수 불가결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시의 재정 확충 등을 위해 KCC에서 신축비 일부를 출연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송 의원은  “광주 KIA챔피언스필드는 994억원 중 300억원,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1,666억원 중 500억원을 구단 측에서 출연했다”면서 “전주도 해외 유수 경기장처럼 경기장 명칭 독점 사용권 적용 등 다양한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끝으로 “건립사업의 기본 방향은 시민을 향해야 하며, KCC 이지스 구단 역시 전주를 평생의 연고지로 삼아 시민들의 사랑 속에서 더욱 성장하며 상생할 수 있도록 충분한 협의와 고민을 바탕으로 체육관 건립이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대해 시 관계자는 “전주실내 체육관을 농구 전용구장으로 하겠다고 설계를 마친 상태가 아니다"며 "시민과 구단, 농구팬 모두가 만족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김장천기자·kjch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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