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대처-배수 관리 부실 삶 터 잃어"

<수마 할퀴고 간 익산 전통시장>밤새 100㎜ 넘는 비 ‘전쟁터’ 빗물 무릎까지 차올라 대피 시에 연락했지만 조치 없어 매장안 흙탕물-쓰레기 가득 김용 기자l승인2021.07.06l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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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밤부터 폭우가 쏟아진 익산 지역에 침수 피해가 발생한 6일 익산 창인동 중앙시장 인근 한 편의점에서 관계자들이 매장 내 빗물을 빼내며 피해복구를 하고 있다. /박상후기자·wdrgr@

“재난지원금 지급 소식에 평소보다 더 많은 팔거리를 준비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 입니까. 물에 젖은 상품을 보면 억장이 무너집니다”

6일 오전 8시 40분께 익산시 매일·중앙시장 일원, 수마가 휩쓸고 간 현장은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전날 내린 100mm가 넘는 폭우로 곳곳의 매장의 유리문과 벽이 파손됐고, 매장 안은 흙탕물과 쓰레기, 악취로 가득했다.

지하 매장들은 전날 차오른 비가 여전히 빠지지 않아 복구는커녕 들어갈 엄두도 낼 수 없었다.

수마로 하루 새 삶의 터전이 망가진 상인들은 일부 상품이라도 건지려고 복구 작업에 나섰지만, 역부족처럼 느껴졌다.

상점 도로가에는 쓸 수 없게 된 상인들의 집기류와 옷가지 등 상품들이 곳곳에 쌓였다.

감당할 수 없는 피해를 본 일부 상인들은 엉망이 된 삶의 터전 앞을 멍하니 지키고 서 있을 뿐이었다.

시장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던 A씨는 “전날 저녁 매장 안까지 물이 들어와 가족들과 뒷문으로 겨우 대피했다”라며 “성인 무릎까지 차오른 비로 인해 일대에 주차된 차량이 떠내려가기도 했다”며 당시 급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장에 가득 찬 흙탕물은 모두 빠졌지만, 물에 젖은 집기류와 재료는 모두 쓸 수 없게 됐다”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 침수피해까지 더해져 앞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옷가게를 운영하던 B씨는 “시장이 잠겼다는 소식에 급하게 뛰어왔는데, 매장에 있던 옷가지 전부가 물에 잠겼다”며 “물에 잠긴 옷을 내다 팔수도 없어 한동안 생계를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이날 전북도 등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익산시 2개 시장 일원에서 일반상가 등 200동, 건물침수 6동, 도로침수 7개소, 하수도 역류 4건, 배수불량 10건 등 227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일부 시장 상인들은 지자체의 미흡한 초동대처와 배수시설 관리 감독 부실이 피해를 키웠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노래방을 운영하는 C씨는 “전날 오후 10시 20분에 발목까지 물이 차올라 시에 연락했음에도 수 시간이 지나도록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도심 한복판에 있는 시장에서 물난리가 난 것은 배수시설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지자체의 부실행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익산시 관계자는 “당시 신고를 받고 대기 중인 모든 공무원을 투입해 조치에 나섰지만, 침수현장이 많이 조치가 이뤄지기에는 시간이 걸린 것”이라며 “배수시설 관리 미흡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 관련 인력을 투입해 조사 중”이라고 답변했다./김용기자·km4966@


김용 기자  km496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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