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농업재해 미리 준비해야

오피니언l승인2021.06.15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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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전북농협 본부장

며칠 후면 낮 시간이 가장 긴 24절기 중 열 번째 절기인 하지(夏至)다. 하지 무렵의 농촌은 양파, 감자, 보리 등의 농작물 수확으로 연중 추수 시기와 더불어 가장 바쁜 시기이다. 남부지방에서는 단오를 전후해 시작된 모심기가 하지 무렵이면 모두 끝난다. 이후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고 기온이 상승해 몹시 더워지는 계절로 접어든다. 농촌의 농민들은 집중호우, 폭염, 태풍 등 여름철 자연재해에 대한 준비를 서둘러야 하는 시기이다.

농업은 날씨 변화에 민감하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농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기후인 것이다. 비와 바람, 기온 등이 어떻게 변하느냐가 농사를 짓는데 가장 큰 영향을 준다. 최근 10년간 이상기온이 지속되는 현상이 증가하고 이상기상(고온, 다우, 다조 등) 발생횟수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기상이변에 따른 기후변화는 농산물 생산량 감소, 품질 저하, 병해충 발생 빈도·강도 증가 등 농업 생산기반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또한, 기후변화 영향으로 고랭지에서 재배되는 채소가 크게 감소하고, 과수 재배 적지도 북상하는 등 농산물의 주산지도 변화되고 있다. ‘고랭지 무’는  2001년 0.4ha에서 2019년 0.23ha로 감소했고, ‘고랭지 배추’는 2001년 10.2ha에서 2019년 0.5ha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기상이변이 늘어나면서 가장 큰 문제는 농작물 재해 발생도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산업기술과 함께 농업 분야도 많은 발전을 하고 있지만 풍작과 흉작의 결정은 하늘에 달려있는 것이다. 태풍과 우박, 폭서에 산불까지 너무나 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 농촌진흥청에서 발표한 농작물 보험지급액이 2015년 벼 5.8억 원에서 2018년 114.3억 원으로 밭작물 4.7억 원에서 115.6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최장기간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농작물 15만8000ha, 농업시설 424ha, 수리시설 1153곳이 피해가 발생하는 등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재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 여름철 농업재해는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 등이 가장 우려된다. 기상청이 발표한 올여름 기상전망에 따르면 예년보다 덥고 집중호우가 잦을 것이라 예측했다. 폭염일수가 예년 수준인 9.8일보다 다소 많고, 밤사이 기온이 25도를 웃도는 열대야일수도 평균 5.1일보다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태풍은 예년과 비슷한 1~3개 정도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했다.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겠지만 장맛비가 강한 비가 집중되는 국지적 집중호우 형태로 내리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농업재해는 가뭄, 홍수, 호우, 해일, 태풍, 강풍, 이상저온 등으로 발생하는 농업용 시설, 농경지, 농작물, 가축의 피해를 말한다. 태풍·집중호우 등 각종 농업재해에 대한 사전예방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체계적이고 신속한 재해복구대책을 수립·추진해야 한다.

농협에서는 올 초부터 농업인에 대한 농작물 재해보험 안내와 함께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농작물재해보험은 정책보험으로 농업인의 안정적인 영농활동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농어업재해보험법에 따라 정부가 보험료의 50%를 국비로 지원하고, 지자체에서 추가로 30~45%를 지원하기 때문에 실제 농민이 부담하는 금액은 시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5~20%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농작물재해보험이 농가경영의 안전판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농협에서는 재해발생시 재해복구를 위한 장비·기자재를 미리점검하고, 인력요소와 지원체계, 농업재해 관리를 위해 행정기관 등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재해(피해)복구 일손 지원을 위해 자매결연 기업체와 단체, 농가주부모임, 고향주부모임, 범농협노블사회공헌봉사단 등과 복구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농업재해는 사전대책 수립과 신속한 초기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 피해를 줄이기 위해 평소 기상예보를 주의 깊게 듣고, 논밭의 둑과 도랑 등 시설을 사전에 점검하고 재정비하는 것이 필수이다. 그 동안 재해가 발생하지 않아 보험료가 아깝게 느껴지더라고 농작물재해보험에 반드시 가입하는 등 유비무환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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