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복지 사각지대’ 발생 우려가 커진 가운데 장수군 장계면에 홀로 쓰러져있던 한 남성이 장계면 주민들의 배려와 관심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새 희망을 찾을 수 있게 됐다.

8일 장계면에 따르면 지난 5월 장수군 장계면 행정복지센터에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성이 장계면 금정마을 모정에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 확인 결과 A씨(60세)은 사업실패와 배우자와의 이혼 등 삶의 의지를 잃고 서울에서 낙향해 고향인 장계면 금정마을 회관에서 이장과 마을주민들이 먹을거리와 이불 등을 제공해 3개월간 생활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매일 술을 마시며 오랜 노숙 생활과 굶주림으로 걷지 못해 쓰러지기를 반복하는 등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상태에서 고향으로 돌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계면 행정복지센터 복지담당자는 시설, 병원 등 당장 쉴 곳을 알아보았지만 코로나19 탓에 바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없었으며, 수소문 끝에 지난달 16일 전주의 한 노숙인 자활 쉼터로 남성을 이송했다.

장계면에서는 시설 입소 전 남성과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코로나19 선별검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했으며, 오랜 기간 노숙을 한 탓에 몸이 상했을 것을 염려해 진안의료원 응급실에 동행해 기초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 장계면 주민자치위원회와 금곡리 마을 주민들은 남성의 사정을 듣고 십시일반 기부금을 모아 A씨가 건강을 회복하고 다시 새 희망을 찾아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전했다.

A씨는 “지치고 힘들 때 위로와 힘이 되어주신 장계 주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빨리 건강을 회복하고 일상을 되찾아 장수에서 희망찬 새 출발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장계면 주민자치위원회 빈중욱 위원장은 “고향을 잊지않고 다시 돌아와 이곳에서 새 희망을 얻었으니, 앞으로는 삶을 포기하지 말고 더욱 열심히 꿋꿋하게 살아주기를 바란다”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하고 언제든 다시 장계로 돌아와 이웃으로 함께 생활하는 날을 바라겠다”고 전했다.

이광춘 장계면장은 “민·관의 협력과 배려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주민이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됐다”며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수=엄정규기자·cock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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