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교육 등 수도권 집중··· 지역소멸 부채질

<창간호> 지역생상과 지방분권 김성순 기자l승인2021.06.07l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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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대한민국 헌법에 지방자치를 명시하고 1949년 지방자치법이 제정되면서 지방자치 역사가 시작됐다. 1952년 지방선거가 치러졌지만 1961년 5·16 군사 쿠데타로 지방의회가 해산된다. 1987년 지방자치법이 부활하며 1991년 지방선거가 30년 만에 다시 치러졌다. 그러나 지방자치 부활 30년이 지난 지금 역설적으로 지방은 쇠락하며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기점으로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넘어 섰다. 저출생과 고령화 속에서 지방의 인구는 수도권으로 집중되면서 지방소멸을 부추기는 암울한 상황이다. 반면 코로나19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빛난 K방역의 성공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협력의 중요성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제는 지방분권 2.0시대를 맞아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확실한 권한을 이양하고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강력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14개 시군 인구 정책 '백약이 무효'
전북은 2001년 200만명이던 인구가 지난 3월 20년 만에 180만명 아래로 내려갔다.
도내 지방자치단체들이 저출생과 고령화, 청년취업 등 다양한 인구 관련 정책들을 발굴·추진하며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지만 인구 감소를 막지 못했다.
전북도에 따르면 2020년 전국 시도별 고령화 지수는 평균 16.4%다. 전북은 전국에서 전남, 경북에 이어 3번째로 높은 21.4%로 기록했다. 2012년 16.2%였던 고령화 지수가 8년 만에 5.2% 상승하며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전북의 출산율은 더 심각하다. 가임여성 1명당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합계 출산율이 2012년 1.44명에서 2018년 1.04명을 기록하더니 2019년 0.97명, 2020년 0.91명으로 감소하며 인구절벽이 현실화됐다. 지난해 전북에서 출산율 1명 이상을 기록한 곳은 무주군과 임실군, 고창군 3곳뿐이다.

▲인구 줄며 국회의원 수 줄어··· 지방정치, 중앙정치 예속화 가속
헌재는 선거구별 인구 편차를 1995년 '4대1', 2001년 '3대1'로 기준을 낮췄다. 2014년엔 '2대1'로 변경을 결정했다. 그러는 사이 전북의 국회의원 수도 15대(1996년) 14명, 16대(2000년) 10명으로 4명이 줄어든다. 17(2004년)~19대(2012년)까지 11명으로 유지되다가 20대(2006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가 재획정되며 10명으로 다시 줄어든다. 향후 최악의 경우 땐 한자릿수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구수가 선거제도 및 선거구 획정의 절대적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지역구 의석수 감소는 전북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한때 200만명이 넘었던 전북 인구가 180만명도 무너지면서 도세는 위축되고 정치적 영향력은 축소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앙정부에 대한 재정의존도가 높아 지방자치단체들의 예산심의를 하는 국회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처럼 지방정치는 중앙정치와 별개일 수 없으며 철저하게 중앙정치에 예속돼 있다. 최근 각종 지역 현안 등을 놓고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도 전북정치권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지방소멸 부채질하는 수도권 중심주의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 망한다', '수도권에만 사람이 살고 비수도권은 국립공원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소멸 위험은 심각한 문제다. 반면과 수도권은 국토 면적의 12% 밖에 안되는 곳에 인구 절반 이상이 살고 있다.
전북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 소멸 위험지역은 지자체 228곳 중 105곳이다. 전북의 경우 더 심각하다. 14곳 중 무려 11곳이 소멸 예정지다. 전북은 저출생과 고령화 속에 지방소멸까지 걱정해야 한다. 이대로라면 지방은 사라지고 지방자치는 필요 없어질 수도 있다.
2017년 출범한 문재인정부는 주요 국정과제로 지방분권을 내세웠다. 실제 문 대통령은 공식 자리에서 '연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방분권'을 강조했다.
지방분권은 국가의 권한과 책임을 지방에 합리적으로 배분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보다 지방분권의 핵심은 재정분권이다.
그럼에도 일부 지자체를 제외하면 재정자립도가 50%도 넘지 못해 교부세와 보조금에 의존해야 하는 것이 지방자치의 현실이다.
최근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는 지방정부 역할 강화와 재정분권 확대를 위해 한목소리를 냈다.
지방세 비중 확대, 지방교부세율 상향, 국고보조금제도 개선 및 지방재정 건전성 강화를 제시한 국정과제 이행을 통해 지방의 자주재원을 대폭 확충하고 1단계 재정분권 추진에 따른 불이익 발생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사회안전망 강화와 사회복지 재정수요 증가에 따른 지방재정 부담을 완화하고 어르신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기초연금 국비 부담률 인상도 요청했다. 또 지방일괄이양법과 자치경찰제 시행 및 재정분권과 연계한 중앙기능의 지방이양 등에 따른 합리적 재정지원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국토균형발전이 답이다
과거 강력한 중앙집권적 국가발전전략으로 압축성장을 하며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으나 경제성장률은 정체되고 지역간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지역간 격차의 원인은 결국 오랜 시간 중앙정부가 불균형 투자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국가균형발전 선포식에서는 '지역이 강한나라, 균형 잡힌 대한민국'을 천명하면서 강력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약속했다.
하지만 전북은 균형발전에서 소외된 외딴섬이며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소외·낙후지역에 더 많은 투자를 해줘야만 가능한데 전북의 대규모 사업들은 번번히 경제성 논리에 발목이 잡히며 지체되거나 무산되기 일쑤였다.
최근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이 일사천리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자면 30년을 훌쩍 넘긴 새만금사업은 전북의 슬픈 자화상이다.
지난 4월 진행된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공청회에서도 전북이 추진한 사업들은 검토 또는 미반영됐다. 곧 발표를 앞두고 있는 제5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 등 국가 중장기 SOC 계획에 전북 건의사업이 얼마나 반영될지 미지수다.
송 지사는 최근 지역 현안사업 해결을 위한 강행군을 펼치며 "경제성 논리에 따라 수도권과 광역시에 SOC사업을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전북 등 낙후지역을 더욱 소외시켜 지역간 격차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하며 "단순한 경제 논리를 넘어 국민통합·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미래시각에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순 기자  wwjk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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