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해묵은 논쟁 대신 신속한 내부개발 중요

사랑을 꿈꾸는 연인들에게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는 표어는 근사하게 다가온다.

이 표어처럼 다이아몬드는 특유의 안정적 성질로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보여줘 많은 이들의 매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도시개발에 있어서 영원함이란 다른 관점의 문제이다.

수백 년 이상 장구한 역사를 지닌 도시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주민의 삶의 질을 가장 먼저 따지고 그에 따라 신속한 개발을 통해 상황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했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새만금은 마치 불변함의 상징 같은 존재였다.

1991년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에서 개최된 새만금 개발사업 기공식 축포는 30년간의 지리멸렬함을 알리는 신호탄에 불과했다.

개발의 골자가 되는 공간구상계획은 2020년까지 6번이나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방조제 안팎을 채우며 넘실대는 바닷물은 이것이 탁상공론임을 보여주고 있다.

왜 새만금은 비관적인 결과로만 남았을까?

이는 신속한 개발을 추진하지 못한 탓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뀔 시간인 30년 동안 개발을 둘러싼 이견과 지자체간 행정구역 소송 등 분쟁에만 휘말려 온 새만금에 누군가 투자하고 사업을 꾸려갈 수 있기를 바라는 건 안일한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최근 새만금이 다시금 논쟁의 한복판으로 끌려가는 상황은 진정한 위기이다.

수상태양광을 인센티브로 민간투자 유치를 지원하고자 추진한 개발투자형 사업 공모 등이 다시 해묵은 논쟁 속으로 떠밀리고 있다.

이 사안들의 쟁점이 신속한 내부개발을 위한 생산적 방향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안타깝다.

아직도 공유수면 상태인 새만금은 경계선을 그을 땅들이 여전히 물속에 있는데 핏대만 세우고 있다.

다툼이 새만금 개발을 늦출 뿐이라는 교훈을 과거의 경험에서 깨닫지 못한 듯하다.

지금의 새만금을 바깥에서 지켜보면 어떤 모습일까?

아직도 만들어지지 않은 파이를 두고 내 것, 네 것이라며 허공에 헛된 드잡이질을 하니 폭소가 터져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그로 인해 멈춰 설 새만금 사업은 개발의 훈풍 대신 흙먼지만을 안방까지 가져오는 건 엄연히 우리주민이 맞닥뜨려야 할 현실이다.

최근 새만금 사업이 그간 부침 속에서도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새만금의 대동맥이 될 동서와 남북 간선도로라는 밑그림이 그려지고 전 세계 5만 명 이상 청소년들이 모일 2023년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최로 글로벌 중심지로서의 새만금을 미리 보여줄 채비를 갖추는 중이다.

이제는 이같은 개발의 전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2021년은 2단계 새만금 개발의 원년이자 새로운 새만금의 길잡이가 될 재정비 기본계획이 확정된 해로서 의미가 깊다.

다른 어떤 문제보다도 개발에 박차를 가해 청사진을 현실로 보여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지금의 분쟁이나 이견은 새만금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행정구역이나 기타 사업 관련 이견은 완료될 때까지 잠시 미뤄둬도 족하다.

신속한 새만금 내부개발만이 당면한 최우선 과제임을 절실히 인식하고 파이를 더욱 크게 키워야 한다.

모두가 함께 힘을 합해 사업추진에 철저를 기해 새만금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길 바란다.

김영배 부안군새만금지원협의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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