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인력난 대책 시급하다

오피니언l승인2021.05.23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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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용 전라북도의회 의장

농촌은 지금 전쟁이다. 한 해 농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차대한 시기이지만 일손이 없어 발만 구르고 있다. 보리 수확과 모내기가 한창이고, 과수농가도 눈코 뜰 새가 없다. 아기 손이라도 빌려야 할 판이다.

그러나 농촌에서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농촌 인구감소와 고령화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통계청 자료(농림어업총조사결과)에 따르면 농촌인구는 전체인구(5171만여명)의 4.3%(224만5000여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60대 이상이 60.5%(136만여명)를 차지한다. 농가경영주 평균연령은 66.1세로 해마다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 가운데 70세 이상이 39.8%로 가장 많다. 농촌에서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의미를 잃은지 오래다.

농촌 일손의 공백을 메워온 이가 바로 외국인근로자다. 통계청 자료(2019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 취업자 중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이가 5만2000여명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고용허가제(최장 4년 10개월간 합법적으로 취업 허용) 인력의 11%가 농업부문에 종사하고 있고, 계절근로제(1년 중 최장 3개월간 농업부문에 취업 허용) 근로자는 2019년 3600명에 달했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미등록 근로자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외국인근로자는 이미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전라북도의 농촌생산기반을 유지하는 존재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출입국이 막히면서 외국근로자를 찾기가 어렵게 됐다. 지난해 전북에는 348명의 계절근로자가 배정됐지만 한 명도 입국하지 못했다. 올해도 6개 시군에 464명이 배정됐지만 현재까지 들어온 이는 없다.

농민들은 농촌 인력난이 지난해보다 심각하다고 하소연한다. 지난해에는 계약기간이 남아있던 외국인근로자라도 있었지만 이들조차 떠나고 새로운 인력수급은 막혔기 때문이다. 인력난이 심화되자 인건비는 큰 폭으로 올라 농가부담만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 발생 전 7만원대의 일당이 웃돈까지 생기면서 많게는 2배가량 뛰었다. 근로자를 놓고 농민간 다툼까지 발생하는 상황이 됐다.

전라북도에서는 이러한 농촌 인력난 해소를 위해 올해 농촌인력지원센터 30개소에 313개 4920명의 영농작업반을 총가동하겠다고 했다. 김제시와 무주군, 고창군에 올해 처음 농업분야 긴급인력 파견근로 지원사업도 벌인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과 자원봉사자, 대학생 등을 활용해 일손 부족 틈새를 메울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으로는 농촌인력난을 해소할 수 없다. 농업은 노동 강도가 높고 임금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아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도 기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촌에서 일하는 외국인근로자 상당수가 불법체류자인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농촌인력난 해소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계절근로자 확대가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 전라북도는 정부에 외국인근로자 입국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강력하게 촉구해야 한다. 이와 함께 외국인으로 농촌인력난을 해소하려던 대책은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다는 점이 드러난 만큼 보완책이 필요하다. 인건비 지원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내국인 근로자는 농촌일자리를 기피한다. 임금과 체류시설 등 노동여건이 개선돼야 농촌에 눈을 돌릴 것이다. 장기적으로 청년과 퇴직자 등을 농촌으로 끌어들이는 노력도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자동화와 스마트농업을 서둘러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농사는 때가 있다. 시기를 놓치면 한 해 농사를 망친다. 지난해 농산물 가격급등은 기상이변의 문제도 컸지만 농촌인력난도 주된 이유였다. 농촌현장의 만성적인 인력난이 계속되면 농업생산기반과 공동체는 무너진다. 삼락농정을 강조하면서 농촌인력난을 외면하는 것은 모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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