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등교 수업일수 감소가 도내 학생들의 학습격차를 심화시켰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성적을 통해 학업성취도를 평가한 건 아니지만 원격수업 만족도가 크게 떨어지고 실제 2명중 1명은 공부집중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부정적인 결과가 나와 지난 1년 제대로 된 공교육이 이뤄지지 않았음이 재차 확인된 것이다.

전북교육자치연구소는 지난 17일 전북지역 초중고생 1천61명과 교사 298명, 학부모 335명 등 1천694명을 대상으로 원격수업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설문에 답한 1천24명중 학습과정을 충분히 이해한 학생은 20,4%에 불과했고 이해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34.6%로 높았다. 온라인 학습이 공부집중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응답 역시 절반에 가까운 49.8%에 달했다. 자기주도 학습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는 학생도 38.8%였다. 특히 가정에서 원격수업을 돌봐주는 보호자가 있을 경우 학습내용을 이해했던 비율은 42%였던데 반해 그렇지 못한 경우엔 29%로 낮아졌다. 자기주도 학습 효과도 보호자 유무에 따라 만족도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질 만큼 보호자 책임아래 원격수업에 참여 한 경우와 그렇지 못한 학생의 수업효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교사들 역시 학생참여 독려, 과제확인, 정보화기기 익히기, 교사역할에 대한 부정적 시선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비대면 수업 장기화로 인한 학생들의 사회성이 떨어지는 문제, 기초학력 저하, 인성교육부재에 대한 걱정이 컸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우려스런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다른 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온라인 학습이 학생들 간 격차를 심화시켰다는 학력평가를 내놓은데 이어 경남교육청 역시 17일 관내 초·중·고생들의 코로나19 이후 학습격차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중·고교생의 학력 양극화와 전반적인 학력 저하가 나타났다는 결과를 공개했다. 온라인 수업이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 모두로 부터 학업 향상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 게 사실이기에 전북도교육청이 타지자체에 앞서 전면등교를 앞당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

코로나19 감염우려에도 누적된 학습격차와 결손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는 위기감에 전면등교를 결정한 전북이다. 철저한 방역아래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 원격수업으로 회귀하는 상황을 맞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학생들의 사회성 회복을 위한 슬기로운 학교생활 적응과 조속한 공교육 정상화를 통해 학력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도록 지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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