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백신 협력과 대북정책 공조를 위한 미국 순방길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19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했다.

코로나 이후 첫 해외순방인 이날 출국식에서 문 대통령은 "방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는 22일 새벽(미국 현지시간 21일 오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백신 협력을 포함한 코로나19 대응 방안과 북핵 등 대북정책 공조방안 등을 논의한다. 두 정상은 통역만 배석하는 단독회담에 이어 참모진도 참여하는 확대회담을 갖은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회담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회담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대북공조 방안이다. 대북정책 검토가 완료된 바이든 행정부와 만남에서 남북·북미 대화 복원을 위한 해법을 찾을지는 이번 순방의 과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국에서 북미대화를 추진하고 북한이 의미있는 조치를 취할 경우 상응조치도 검토할 준비가 돼있다는 발표가 나온 적이 있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공동성명에 들어갈 구체적인 표현을 현재까지도 한미가 계속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의 코로나19 백신 파트너십 구축도 핵심 의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번 방미를 백신 협력을 강화하고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양국의 백신 협력과 관련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다만 현재 조율중으로 어떤 형태가 될 지는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미정상회담 기간 중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 등 백신 기업들의 백신 위탁생산 협약식이 열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행사에 문 대통령이 참석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반도체·배터리 등 신산업 분야 협력 강화 방안과 기후변화 등 글로벌 도전과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미에 삼성·SK·LG그룹의 백신·반도체·배터리 부문 경영진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정상회담을 계기로 민간 차원의 협력 강화도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방미 기간 알링턴 국립묘지 방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하원 지도부 간담회를 갖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미국 최초의 흑인 추기경인 윌턴 그레고리 워싱턴DC 대주교와 만난다. 또 워싱턴 한국전쟁 기념공원에 건립되는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 참석한다.

귀국길에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들러 인근 SK이노베이션 현지 공장을 방문하는 일정도 추진 중이다.

문 대통령은 3박 5일간의 일정을 마친 뒤, 오는 23일 오후 늦게 귀국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2019년 9월 이후 약 1년 8개월만이다.

한편 이번 문 대통령의 미국 순방은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해 공식 수행원 규모도 평소 방미 때와 비교해 절반가량으로 줄인 '공식 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 형식으로 이뤄진다. 김정숙 여사도 동행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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