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돼 있는 전북 복싱계에 단비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학교 운동부 재건과 전북을 넘어 국내 복싱 부흥을 위해 시골의 한 고등학교에 복싱부가 생기는 것.

학교는 바로 고창군 무장면에 위치한 영선고등학교로 주먹 하나로 이름 석자를 세계에 알린 홍성식씨가 체육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곳이다.

홍 교사는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복싱 라이트급 동메달리스트이자 1993년 제1회 동아시아대회 금메달리스트이다.

올림픽 당시 홍 교사는 델라 호야(미국) 선수와 치열한 접전을 벌였지만 10대11로 아쉽게 패하면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홍 교사와 일전을 펼쳤던 델라 호야는 6개 체급을 석권하는 등 20세기 복싱 최고의 스타로 군림했던 전설적인 선수다.

이처럼 선수 시절 화려한 족적을 남겼던 홍 교사가 이제는 후배 양성에 힘쓰게 된다.

더욱이 어린 시절 자신을 지도했던 송상기 스승과 호흡을 맞추게 된다.

고창군복싱협회 초대 회장이기도 했던 송상기씨는 복싱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지난 1984년 홍 교사에게 복싱을 알려줬던 인물이다. 이제는 세월이 지나 제자는 복싱부 감독으로 스승은 코치로 다시 링에 올라 선수들을 지도하게 됐다.

창단되는 영선고 복싱부는 총 6명(남 5·여1)으로 구성됐다.

홍 교사는 “먼저 선수이기 전에 학생들인만큼 복싱을 통해 올바른 인성 함양과 심신 수련에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또한 재능이 있는 선수들을 많이 발굴해 우수한 선수들이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운동부가 창단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준 교육청과 학교 등 많은 곳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복싱부 창단식은 오는 21일 고창 영선고 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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