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주에 사는 A씨(20대)는 친구 소개로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했다. 조금씩 이득을 보다보니 욕심이 생겨 모아두었던 목돈도 투자했다. 하지만 최근 투자했던 가상화폐들이 잇따라 급락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기껏 모아 둔 돈을 투자한 상황인데, 막상 600여만원 가량 손해를 입고 나니 자꾸 핸드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중개소를 들락거리게 일상생활이 됐다.

A씨는 “잠시만 눈을 떼도 급변하는 시세에 한 눈을 팔수가 없다. 어렵게 마련한 목돈을 손해 보니 다른 일은 잘 잡히지 않는다”며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2. 직장인 B(46·전주시)씨는 요즘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선·후배의 권유로 가상화폐에 투자한 후 상당한 재미를 봤지만, 최근 급락하는 시세에 눈을 뗄 수 없어서다.

그는 “마치 도박 같다는 생각에 끊어야지 하면서도 모든 생각이 가상화폐에 집중돼 있는 자신을 보면 자괴감마저 든다”며 “한번 수익을 본 데다 현재는 투자 금액을 높인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다”고 푸념했다.

 

가상화폐 열풍 속에서 부작용 역시 속출하고 있다. 첫 시작이 ‘가벼운(?)투자’였지만, 널뛰기 하는 시세 차익에 중독 사실을 인지하는 것도 어려워 주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7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전북센터에 따르면 가상화폐 관련 상담건수는 지난해 6건에서 올해 최근까지 총 12건으로 증가했다.

이들 중 대다수는 젊은 층으로, 스스로 중독이라고 인식해 센터를 찾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한 데다 투자 실패·금전적 손실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 불화 및 사회부적응 등으로 이어지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특히 가상화폐의 경우 도박과 강화 구조가 매우 비슷하지만, ‘투자’라는 인식이 강하고 주변에서 보편적으로 이용하면서 ‘중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중독에 이르는 과정 역시 조금씩 이득을 보며 몰입하게 된 사람들이 고수익을 기대해 안전자금 이상의 많은 자금을 투입했다 큰 손해를 본 뒤 ‘이를 복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더 많은 자본을 대출·투자하기를 반복하다 중독에까지 이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전북센터 관계자는 “‘투자’는 이익에 대한 기대로 시행하지만 이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는 준비 없이 마주하게 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를 계속하다 중독에까지 이르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자신의 조절 범위를 넘어서 학업이나 근로능력에 지장이 생기거나 대출 등 안전자금 이상의 자본을 투입해 투자에 나서게 되었을 경우 중독이라는 질병에까지 이를 수 있는만큼 센터를 통해 도움 받아 달라”고 덧붙였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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