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노인학대는 꾸준히 증가세여서 가정의 달을 맞아 ‘슬픈 자화상’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노인학대의 정도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주변의 적극적인 신고가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10일 전북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최근 3년(2018~2020)간 전북 동부 8개 시·군(전주·완주·임실·순창·남원·무주·진안·장수)에서 판정된 학대사례는 총 431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지난 2018년 130건, 2019년 144건, 2020년 157건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학대 상담건수 역시 2018년 2343건에서 2019년 2795건, 2020년 3288건으로 파악됐다.

전북서부노인보호전문기관(익산·군산·김제·정읍·부안·고창)에서 판정된 노인학대사례도 심각하다.

최근 3년간 총 355건으로, 2018년 103건, 2019년 122건, 2020년 130건으로 매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전체로 보면, 2018년 233건, 2019년 266건, 2020년 287건의 노인학대사례가 판정됐다.

전북노인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노인학대 사례를 보면, 거의 대부분이 배우자나 자녀에 의한 것으로 분석돼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배우자에 의한 학대 사례가 2018년 42명(29.67%), 2019년 67명(40.6%), 지난해 61명(35.9%)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이어 자녀 순으로 나타나 가정 내 폭력이 만연한 것으로 나왔다.

실제 지난해 8월에는 ‘말을 듣지 않는다’며 어머니를 구타한 사례가 확인돼 기관에 의해 조치됐으며 같은 해 9월에는 딸에 의해 집에서 쫓겨난 80대 노인에 대해서도 주거지 마련 등 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신고율이 증가하며 학대사례로 판정된 건수도 따라 증가했을 뿐,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각 학대 사례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북노인보호전문기관에서 지난해 판정한 학대사례 157건을 분석해보면 신고자 유형 가운데서는 경찰 등 관련기관이 51%(81명)로 가장 높았고, 이외에 친족이 17%(26명) 신고의무자가 15%(24명) 순이었다.

다만 아직까지 의료인과 돌봄서비스 종사자 등의 신고의무자들의 신고 비율은 아직까지 15%에 머무르는 등 저조한 편에 속해 이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요구된다고 관계자는 조언했다.

전북노인보호전문기관 정미순 관장은 “버스 등을 통해 적극 홍보에 나서면서 신고는 매해 늘고 있는 상황이나 신고의무자들의 신고율은 저조한 상황”이라며“발굴이 어려운 노인 학대의 경우 주변의 관심·신고로 적극 예방할 수 있어 노인학대 발견 시 1577-1388번으로 적극 신고해 달라”고 강조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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