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고장 전북에서 판소리 완창 무대가 잇달아 열린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왕기석)은 지난 3월 13일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보유자 이난초 명창의 무대로 2021년도 ‘판소리마당-소리 판’ 완창무대를 열었다.

이어 4월 김영자 명창의 수궁가, 그리고 지난 1일 류창선 명창의 흥보가가 열렸다.

8일 오후 3시 예음헌에서 장문희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원이 동초제 심청가를 들려준다. 장문희는 지난달 2일 이일주 바디 판소리 심청가 전북도 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지정 예고를 받았다.

이어 15일에는 강길원 명창의 ‘적벽가’를 만날 수 있다. 강길원은 국립남도국악원 성악단 단원으로 지난 제47회 춘향국악대전 판소리 명창부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날 공연될 ‘박봉술제 적벽가’는 남자들의 이야기로 대마디 대장단의 남성적인 창법이 특징이며 상하성이 뚜렷하고 호령하듯 소리를 내는 부분이 많기에 공력이 많이 들어가는 판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22일에는 김세미 명창이 ‘추담제 수궁가’를 들려준다. 김세미는 전라북도립국악원 창극단 지도단원이며,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 추담 홍정택 바디 수궁가 이수자이면서 사단법인 추담제판소리보존회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수궁가’는 인간사를 여러 동물의 눈을 빌려 묘사한 판소리로 이번 공연에서 해학과 풍자의 맛을 제대로 전할 예정이다.

29일은 김율희 명창의 ‘김세종제 춘향가’를 감상할 수 있다. 김율희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판소리 작창과 실연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주역으로 현재 우리소리 바라지, 소울소스 meets 김율희 등의 보컬로 젊은 문화예술계 호감이 되고 있는 대표적인 소리꾼이다.

국립민속국악원의 ‘판소리마당-소리 판’은 7월 31일 방수미 명창의 춘향가로 막을 내린다.

가을에는 우진문화재단이 진행하는 ‘2021전주완창무대’가 문을 연다. 재단은 공모를 통해 무대에 오를 모두 다섯 명의 명창을 선정했다.

뽑힌 명창은 정상희(동초제 흥보가), 임현빈(동편제 수궁가), 지아름(강산제 심청가), 정보권(동초제 춘향가), 김도현(박봉술제 적벽가)이다.

정상희의 전북무형문화재 김명신에게 사사받은 동초제 흥보가는 정확한 사설전달, 정교한 너름새, 장단의 부침새를 중시한다. 정상희는 상하청이 뚜렷한 수리성음으로 관객에게 감정전달이 잘 되고 있다.

임현빈은 동편제 탄생지 남원의 대표소리꾼 강도근 바디 수궁가를 부른다. ‘자작(自作)’을 안하는 강도근제는 유성준 소리의 원형에 가장 가깝다. 방울목에 철성이었던 강도근 소리를 임현빈의 색깔을 입혀 3시간 공연한다.

강산제 심청가는 성음이 분명하고 슬픔을 지나치지 않게 절제한 것이 특징. 유영애로부터 심청가를 물려받은 지아름은 심청의 비극적인 상황과 드라마틱한 전개를 의연하게 이끌어갈 계획이다.

정보권은 남자소리꾼으로는 드물게 8시간에 이르는 동초제 춘향가를 완창한다. 맑고 깨끗한 미성의 창법을 구사하는 정보권은 간결하면서 사이사이 필요한 부분에서 강점을 두는 남자 특유의 우조 느낌을 살리고자 한다.

송만갑-김일구로 전승되는 박봉술제 적벽가는 붙임새가 장중하고 대범하며 우상한 기상이 특징. 김도현은 청량한 목청과 섬세한 성음, 구성진 재담으로 관객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소리로 재미와 감동을 줄 예정이다.
공연은 오는 10월16일, 23일, 30일, 11월6일, 13일로 예정돼 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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