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대의 새로운 영화제 표준을 제시할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준동)가 29일 막을 올렸다.

오는 8일까지 열리는 영화제는 '영화는 계속된다(Film Goes On)'를 슬로건으로 영화계가 코로나19 사태를 넘어 정상화되기를 기원하는 의지를 보였다.

이번 영화제에는 세계 48개국 194편의 영화가 초대됐다.

29일 올해 영화제 시작을 알리는 개막작은 세르비아의 스르단 고루보비치 감독의 네 번째 작품 ‘아버지의 길’이다.

‘아버지의 길’은 가난의 굴레에 허덕이는 일용직 노동자인 니콜라가 사회복지기관에 의해 빼앗긴 아이들을 되찾기 위해 중앙정부의 장관을 만나러 수도 베오그라드까지 떠나는 여정을 담은 영화다.

정의와 권리가 사라진 부패한 사회에 던지는 묵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아버지의 길’은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영되며 호평 받은 바 있다

개막식을 시작으로 영화제는 세계 독립영화 역사에 깊은 인장을 남긴 여성 감독 7인을 주목한 ‘스페셜 포커스: 인디펜던트 우먼’과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이후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스페셜 포커스: 코로나, 뉴노멀’등 영화 194편을 극장 상영한다.

‘스페셜 포커스: 코로나, 뉴노멀’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들의 고통과 헌신적인 의료진의 노력 같은 심각한 풍경뿐 아니라 이 시대를 갖은 수단과 방법으로 견디려는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다.

다큐멘터리 작가인 아이웨이웨이가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의 모습을 생생하게 다룬 다큐멘터리 ‘코로네이션’이 눈에 띈다. 당시 중환자실의 우울한 분위기, 자가격리중인 보통 사람들의 분투, 거기에 사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덮으려고만 하는 당국의 무능 또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또 ‘시티즌 K’ ‘암스트롱의 것짓말’ 같은 문제작을 만든 알렉스 기브니 감독은 지난해 코로나19가 창궐하던 미국의 당시 모습을 보여주는 ‘토탈리 언더 콘트롤’을 만들었다. 트럼프 시대의 미국이 이 세기적 재앙에 얼마나 어처구니없이 대응했는지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올해 상영작 142편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OTT 플랫폼 웨이브(wavve)를 통해 온라인 상영을 진행한다.

전주국제영화제 온라인 상영작은 웨이브 홈페이지(www.wavve.com)와 애플리케이션에서 관람할 수 있으며, 올해는 관객들이 더욱 접근하기 쉽도록 전주국제영화제X웨이브 특별 페이지도 마련됐다. 또한, 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 내에서도 온라인 상영작 142편을 확인할 수 있으며 개별 작품 소개 페이지와 웨이브 관람 페이지가 연동된다.

올해 개막작 ‘아버지의 길’을 비롯해 국제경쟁 9편, 한국경쟁 6편, 한국단편경쟁 24편 등 경쟁작 39편과 전주시네마프로젝트 ‘포옹’>, ‘아웃사이드 노이즈’ 2편을 포함해 비경쟁작 102편을 온라인으로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장편뿐 아니라 단편도 개별 관람이 가능하고 장편 5,000원, 단편 1,500원에 구매 후 12시간 이내에 관람할 수 있다.

또한 3일에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영화산업 프로그램 ‘전주프로젝트’가 개막해 국내외 영화산업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 예정이다. 재능 있는 영화인들의 가능성 있는 프로젝트를 소개, 지원하는 ‘전주랩’ 쇼케이스를 비롯해 한국 다큐멘터리를 멘토링하는 프로그램 ‘K-DOC CLASS’, 영화계 이슈와 담론을 전주국제영화제만의 시선으로 제시하는 ‘전주컨퍼런스’, 전주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프로젝트와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중 일부를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 미팅’이 4일까지 진행된다.

한편, 대담과 토크 프로그램 등은 영화제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온라인으로 공개된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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