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0시를 기점으로 전주시의 거리두기 단계가 1.5단계로 하향됐다. 지난 4월 2일 2단계 격상 이후 약 3주 만이다. 하지만 전북지역 내에서 확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탓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하향된 23일 오후 9시께 찾은 전주서부신시가지. 오랜만의 주말을 맞아선지 중심 도로 양 편을 따라 차량들이 죽 늘어섰다. 일전 코로나 확진자의 방문 소식 때문인지 발길이 ‘뚝’ 끊겼던 거리 위로도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어김없이 도로 한쪽을 점령한 흡연객 무리 사이에서는 ‘실외에서도 거리두기가 어려울 경우 마스크 착용을 해달라’던 방역당국의 당부가 무색했다.

이날 신시가지를 찾은 한 시민은 “바로 이전에 코로나 확진자가 왔다갔다고 했을 때에는 좀 잠잠했는데, 이렇게 또 금방 사람이 늘어나고 또 붙어있는 모습이 눈에 띄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2주 전까지만 해도 조용히 술자리를 즐기는 듯 했던 분위기도 180도 바뀌었다. 마스크도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줄줄이 늘어선 방문객들은 삼삼오오 일행끼리 모여 대화에 여념이 없었다. 발 디딜 틈 없이 다닥다닥 붙어 선 인파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듯한 분위기를 얼핏 풍겼다.

대학 시험이 마무리되며 찾는 인원이 늘어난 것 같다는 것이 인근 가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이번 주까지 시험이 있었던 걸로 아는데, 어린 마음에 놀러 나온 학생들도 많은 것 같다”며 “아무래도 확진자 소식이 계속 들리다보니 마스크도 잘 끼고,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모습은 송천동 먹자골목 일대나 중화산동 유흥밀집지역도 마찬가지였다.

전주시의 경우 비교적 확산세가 안정되었다고 하지만, 전북도 내의 경우 확진 소식이 이어지고 있어 시민들 사이에서는 거리두기 하향으로 자칫 방역수칙에 대한 인식이 해이해질 수 있으리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모(44)씨는 “단계가 계속 오락가락 하고 있는데, 풀어주면 또 금방 ‘괜찮은가보다’하고 나다니는 사람들이 생기고, 그 뒤에는 어김없이 확산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반복되니 시민 입장에서는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며 “풀어줘도 서로간 조심하면 좋겠지만 그간 지켜보니 그건 너무 큰 기대 같고, 어린이들 사이 확진만 더 이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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