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에 사는 이모(23)씨는 최근 운전 중 당혹스러운 경험을 했다.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심야시간에 집으로 돌아가던 중 갓길에 주차 된 차들 사이에서 불쑥 튀어나온 보행자 탓이다. 다행히 빠르게 급브레이크를 밟아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 씨는 “횡단보도가 근처에 있기도 해 누가 인도에서 튀어나올 거라는 생각 없이 주행하다 깜짝 놀랐다”며 “사고까지는 나지 않아 다행이지만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이라는 생각에 그 때 생각만 하면 등골이 서늘하다”고 말했다.

 

전북지역 내 무단횡단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특히 도민 3명중 1명꼴로 무단횡단을 하는 것으로 조사돼 성숙한 시민의식이 요구된다.

21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북지역 내에서는 무단횡단으로 인해 79명이 숨지고 1029명이 부상을 입었다. 연도별로는 2018년 34명 사망·389명 부상, 2019년 21명 사망·396명 부상, 2020년 24명 사망·244명 부상 순이다.

전체 보행자 사망사고 가운데 무단횡단이 차지하는 비율도 높았다.

지역 내 보행 사망자 수는 지난 2018년 77명, 2019년 70명, 2020년 73명으로 집계된 것으로 미뤄볼 때, 무단횡단 사망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 44.15%, 2019년 30%, 2020년 32.8% 수준이다.

실제 최근에도 관련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16일에는 익산시 금강동 한 삼거리에서 무단횡단을 하던 자전거 운전자가 좌회전을 하던 승용차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21일 오전 1시께도 익산시 영등동 한 사거리에서 길을 건너던 A씨(55)가 배달오토바이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무단횡단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무단횡단에 대한 의식이 미비하다는 점도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발표한 2020년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 결과도 무단횡단의 심각성을 대변했다.

전북지역 조사 참여자 1484명 가운데 526명(35.44%)이 횡단보도가 아닌 곳에서 무단횡단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3명 중 1명꼴로 무단횡단을 한 셈이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무단횡단의 경우 어디서 발생할지 위치를 특정하기 어려운 점 등 실제 단속으로 이어지기 어렵지만, 분명 범법행위에 해당한다”며 “보행자 중심 교통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무단횡단의 경우 개개인의 의식개선과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신과 타인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무단횡단을 지양해 달라”고 당부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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