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공동주택 소방자동차 전용구역 거리두기

김종순 기자l승인2021.04.14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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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실 익산소방서 방호구조과 소방장 장진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다시 이틀째 위험수위인 400명을 맴돌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강화되고 있는 엄중한 시점에서 소방대원으로서 시선을 돌려 코로나19와 같이 눈에 보이는 재난이 아닌 일상에 넓게 자리잡고 있는 잠재적 재난인 화재 대응을 위한 공동주택 소방자동차 전용구역 거리두기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동참을 호소하고자 한다.

소방관련법에서 정의하는 화재란 “사람의 의도에 반하거나 고의에 의해 발생하는 연소 현상으로서 소화설비 등을 사용하여 소화할 필요가 있거나 또는 사람의 의도에 반해 발생하거나 확대된 화학적인 폭발현상”을 말한다.

화재는 작게는 재산상의 피해로 끝날 수도 있지만 크게는 인명의 부상 및 사망까지 초래하는 말 그대로 불로인한 재난이다. 지난 5년간 전국 화재통계를 인용할 때 사계절 중 29%로 가장 많은 화재가 발생하는 시기가 지금 봄철이며 세부적인 화재의 원인은 부주의 58.4%(담배꽁초 32.2%, 쓰레기소각 16.8%, 음식물조리 13.1%, 불씨방치 12.6%)에 이어 전기적 요인이 18.2%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볼 때 가장 큰 화재 위험은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화재가 발생한 장소를 살펴보자면 전체 대상 중 주거시설이 23.7%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화재가 40.9%로 스프링클러 및 옥내소화전과 같은 소화설비의 확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벌써 6개월여가 지났지만 2020년 10월 8일 울산에서 발생한 33충 주상복합 삼환아르누보 아파트 화재가 각종 언론에 보도되었었다. 당시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발생한 대형화재로 초진하는데 소요된 시간만 13시간 30분이걸렸고, 화재로 인해 발생한 이재민만 132가구 430여명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은 이유는 소방대원의 적극적인 구조활동과 입주민 및 인근 주민들의 자발적인 도움 등 빛나는 기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기적이었지만 이 모든 활동의 근간은 화재발생신고 5분만에 소방차가 도착하여 신속한 소방활동을 시작하였다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일정규모 이상의 공동주택(아파트, 기숙사)에는 의무적으로 소방자동차가 주차하여 활동할 수 있는 소방자동차 전용구역이 설치되어 있다.

2018년 2월 소방기본법이 개정되어 일정 규모 이상의 공동주택(100세대 이상 아파트 또는 3층이상 기숙사)에는 필수적으로 소방자동차 전용구역 설치가 의무화되었으며 이 전용구역에 차를 주차하거나 전용구역에의 진입을 가로막는 행위자에게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처벌조항이 신설됐으나 해당 법령은 2019년 8월 이후로 최초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또는 건축허가를 신청하는 대상에 한하여 적용되기에 기존 공동주택은 소방출동로 확보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기존 공동주택 대부분이 건축주와 소방관서와 협의에 의하여 설계·허가 과정에서 자진으로 소방자동차 전용구역이 설치되어 있다는 것이지만 법과 제도의 규제에서 벗어나 있기에 아직도 수많은 도민들이 편의라는 핑계 아래 다수의 생명을 담보로 소방자동차 전용구역에 주차를 하고 있으며 그로 인하여 공동주택 입주민 사이의 분쟁은 물론 화재발생 시 소방차량의 진입이 늦어져 겉잡을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법적 의무를 떠나 지성을 가지고 도리를 아는 한명의 성인으로서 나와 이웃의 안전을 위하여 거리를 두고 비워둔 소방자동차 전용구역은 선택이 아닌 공동체와의 약속이며 나를 위한 최소한의 양보임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따뜻한 거리두기로 우리의 건강과 안전을 함께 지킬 수 있는 전라북도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종순 기자  soonkim22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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