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중이던 경찰관이 보이스피싱 전달책을 붙잡았다.

전주덕진경찰서 112종합상황실에 근무 중인 이용재 경위(51)는 지난 24일 오후 2시 30분께 ATM기를 이용하기 위해 전주시 서신동 한 은행을 방문했다.

막 볼일을 마치고 돌아서려던 순간, 한 여성이 근처 ATM기기 앞에서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이 경위의 눈에 띄었다.

이 여성이 이용하던 ATM기기 위에는 5만원 권 다발이 여러 무더기 쌓여있었고, 이를 수상히 여긴 이 경위는 ‘혹시 보이스피싱 피해자는 아닐까’ 의심하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하지만 거듭된 질문에도 여성은 ‘개인적으로 쓰려는 돈’이라며 한사코 거부할 따름이었다.

이 경위가 경찰관 신분임을 밝히자 낯빛이 더 어둡게 변한 여성은 급하게 전화를 걸어 ‘경찰이 왔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묻기까지 했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이 경위는 즉시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고, 조사 결과 보이스피싱 전달책이던 이 여성은 1500만원 가량을 조직에 전달하려다 덜미를 잡힌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여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한편 송금하지 못한 1300만원을 회수했다.

이용재 경위는 “피해금이 더 전달되기 전에 범행을 막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보이스피싱 피해 신고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시민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신고를 당부드리고싶다”고 말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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