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전북소방본부장

‘자율(自律)’의 시대다. 자율주행, 자율규제, 자율진단, 자율혁신, 자율방학 등 자율이 우리 삶의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자율(自律) 이란 ‘남의 지배나 구속을 받지 않고 자기 스스로 원칙에 따라 하는 일 또는 남의 명령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의지로 객관적인 도덕 법칙을 세워 이에 따르는 일’로 정의된다.

모든 일은 스스로 할 때 가장 효과적이다. 자율이 가진 힘이다. 인공지능(AI)의 발달과 코로나19, 그리고 1인 미디어의 발달로 많은 분야에서 자율을 추구하고 있다.

소방과 관련한 자율에는 ‘자율 소방안전관리’가 대표적이다. 자율 소방안전관리란 관계인 스스로 소방안전을 점검하고 스스로 보완하는 자체적인 안전관리를 말한다.

전북소방은 자율 소방안전관리를 돕고자 3월 2일 전국 최초로 ‘찾아가는 소방안전코칭 서비스’를 시작한다. 관계자의 신청 시 30일 이내에 소방안전 전문가인 소방공무원이 방문해 안전관리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코칭하는 현장맞춤형 서비스다.

‘더 안전! 더 안심!’이 슬로건인 찾아가는 소방안전코칭 서비스는 소방안전관리자의 경우 소방계획서 작성, 피난계획 수립, 자위소방대 구성·운영·교육, 피난시설 및 방화시설 유지관리, 소방훈련 및 교육, 소방시설 유지관리, 화기취급 감독 등을 코칭한다. 위험물안전관리자는 위험물 취급, 재난 시 응급조치, 계측·제어·안전장치 유지관리 및 소방시설 유지관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소방관이 현장을 방문해 돕는다. 

기존의 소방검사 및 조사는 안전관리자가 관련 법령의 기준에 맞게 관리하고 있는지 유무를 검사하고 확인했다. 이런 검사 및 조사는 관계인으로 하여금 수동적으로 반응하게 한다. 발견된 문제점에 대한 개선요령을 설명해도 지적을 당한 피해자의 입장인 관리자는 ‘잘 모른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장면이다.

시설의 안전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안전관리자는 관련 자격이 있거나 교육을 이수한 사람으로 정기적인 실무교육을 받는다. 하지만 2년에 1회 실시하는 실무교육 이수로 다양하고 복잡한 소방시설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더라도 대상별 소방시설에 차이가 있고 환경이 달라 관리방법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론과 현실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다. 전북소방은 이론과 현실의 차이를 줄이고 안전관리의 어려움을 현장에서 해결해주고자 찾아가는 소방안전코칭 서비스를 실시하는 것이다.

모든 문제의 답은 항상 현장에 있다. 소방시설이 정상적이지 않거나, 소방안전관리에 의문이 생기거든 주저하지 말고 소방서에 전화를 걸면 된다. 전화 한 통이면 안전전문가인 소방관이 달려와 함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해 줄 것이다.

지난 17일은 사매2터널 화재 발생 1년 되는 날이었다. 5명이 사망하고 43명이 부상을 당한 끔찍한 사고다. 전북소방은 사매2터널 화재와 같은 재난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선제적인 예방활동에 사활을 건다. 재난 예방활동에 안전관리자의 참여는 필수다. 도민과 가장 밀접한 곳에서 안전을 책임지는 안전관리자야 말로 재난예방의 선봉장이기 때문이다.

전북소방은 찾아가는 소방안전코칭 서비스를 통해 재난예방의 선봉장인 안전관리자를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다. 기존의 타율적인 검사·조사를 버리고 안전관리가 자율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협조하는 것이다. 안전관리자는 검사와 조사의 대상이 아닌 고품격의 소방서비스를 받는 소방의 고객이 된다. 도민이 더 안전하고 더 안심할 수 있도록 전북소방과 안전관리자의 따뜻한 협력이 시작되는 것이다. 스마트한 안전관리자의 자율적인 소방안전관리야 말로 도민에게 최고의 안전을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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