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군수 박성일)의 경제·문화 지도가 전례 없는 속도로 확 바뀌고 있다. 인구 9만2천의 작은 도시 완주가 전국의 기라성 같은 대도시들과 어깨를 당당히 겨루며 ‘K-행정’의 모범사례로 고평가 받고 있다. 봉동읍 둔산리 일원에 조성 중인 테크노밸리 2산단에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입주를 예약하려는 발걸음이 계속 이어지고, 수소경제 중심도시를 향한 완주군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2050 탄소중립 선도도시 완주 실현’을 선포하고 친환경 에너지 도시 대전환과 같은 핵심 정책방향도 제시했다.
완주군은 또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법정 문화도시’로 선정돼 향후 5년 동안 국비 100억 원을 지원받게 되는 등 문화관련 기반도 확충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완주군은 수소산업과 문화도시 기반을 신(新)완주 실현의 양 날개로 삼아 비상을 꿈꾸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전북경제의 심장이 박동
완주군은 전북경제의 심장 역할을 해왔다. 지역총생산(GRDP) 성장률만 보면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5년 동안 연평균 10.8%를 기록, 전북1위는 물론이고 전국의 220여 지자체 중 24위에 랭크된 바 있다. 1인당 GRDP는 완주군이 4,883만 원(2016년 기준)을 달리는 등 전북평균(2,609만원)을 훌쩍 뛰어넘어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전북경제의 심장이 최근 국내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입주와 입주 의향에 힘입어 더욱 뜨겁게 박동하고 있다. 올해 완공을 앞둔 봉동읍의 테크노밸리 2산단에는 이런 기업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작년 말 현재 이곳에 투자협약을 체결(10개)했거나 체결하려는 기업(7개)만 총 17개에 육박했다. 이들의 투자 규모는 무려 1조2천억 원에 육박, 실제 투자가 본격화할 경우 많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코로나19의 경제 빙하기에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도 가히 놀랍지만 국내 굴지의 기업들도 유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한 행보라는 평가이다. 이에 따라 테크노밸리 2산단의 분양률은 이미 80%를 넘어서는 등 올 4월 부분 준공을 앞두고 완판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전북경제의 심장 역할을 해온 완주군에 대규모 투자가 쏠리고 있는 것은 지리적 접근성이 뛰어난 장점에 기업 친화적 정책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탄소중립-수소경제 육성
완주군 경제지도의 변화는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수소경제 중심도시와 탄소중립 선언을 통해 향후 변화의 속도는 앞으로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수소산업은 한국판 뉴딜 사업 중 그린뉴딜 정책의 핵심 분야이고, 완주는 수소상용차 산업의 중심지이다. 박성일 완주군수는 이와 관련, 정치권과 중앙부처를 방문해 “전북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침체일로의 지역 주력산업 부활을 위해 국가 주도의 대규모 수소산업 프로젝트 추진이 절실히 요구된다”며 “수소상용차를 중심으로 수소 전문기업과 연관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을 집적화할 수 있는 수소특화 국가산업단지를 완주에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올해 상반기 확정될 지역균형뉴딜의 대표사업으로 선정하고, 하반기 국토부의 예타 대상사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달라는 건의이다. 탄소중립 선도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방향도 내놓았다. 완주군은 지난 19일 ‘2050 탄소중립 선도도시 완주 실현’과 관련한 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도시 대전환과 같은 핵심 정책방향을 내놓았다. 주민 주도형 탈(脫)탄소 도시로 전환을 추진해 오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만큼 이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온실가스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 문화산업 지도도 확 바뀐다
독수리가 두 날개로 비상한다면, 완주군은 수소산업과 문화도시의 두 날개로 고공행진을 계획하고 있다. 수소산업이 ‘군민 소득’과 관계가 있다면 문화산업은 ‘삶의 질’과 뗄 수 없다. 완주군은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법정 문화도시’로 선정되는 등 문화산업 지도를 변화시킬 추동력을 확실하게 갖췄다. 문화도시 예비지정에 이어 본 지정까지 단 한 차례의 어긋남이 없이 ‘공동체 문화도시 완주’의 경쟁력을 정부가 인정한 것이다. 이를 통해 향후 5년 동안 국비 100억 원을 지원받고, 도비와 군비 100억 원을 보태 총 200억 원의 사업비가 연차적으로 투입된다. 지역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국비 100억 원 지원보다 더 소중한 것은 완주군의 문화산업 경쟁력을 정부가 인정해 준 것”이라며 “완주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고 이미지를 업그래이드 한 만큼 문화산업 지도는 앞으로 더욱 빨리 변화해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완주군은 지난 2015년에 완주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전북의 기초단체 중에서는 상위권의 문화예산을 안배하는 등 문화기반 확충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덕분에 최근에는 문체부의 지역문화 종합지수 평가에서 전국 군 단위 3위(2019년 발표)를 기록하기도 했다.

□ 소통 리더십에 열정의 조직
완주군이 경제와 문화 분야의 획기적 도약을 하나씩 구체화할 수 있는 배경에는 박성일 군수의 소통 리더십과 직원들의 열정 에너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국 3위에 해당하는 76.8%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던 박 군수는 지역 현안에 빠삭한 데다 중앙의 요로와 인적 네트워크도 강하다는 평을 받는다. 하지만 그의 장점은 무엇보다 주민과, 군민과, 각계 전문가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 공감하고 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한다는 점이다. 문화도시 추진 과정에서도 주민 중심의 공동체 문화도시라는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과정에서 끊임없는 소통했다는 후문이다.
직원들의 열정 에너지도 선진행정의 모델로 자리 잡은 동력 중 하나이다. 전주 등 인근에 대도시를 낀 도농 복합도시 공직자들은 기본적으로 ‘위기와 기회의 공존’을 항상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군청 직원들은 저마다 “기회를 놓치면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는 긴장과 혁신으로 중무장하고 있어 행정의 선진화, 정책의 차별화가 자연스럽다는 분석이다. 신규 공무원들로 구성된 정책 연구모임인 ‘챌린지 100℃’ 등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 열정의 조직문화도 완주군정을 강하게 만들고 있다. 소통의 리더십에 열정의 조직 문화를 가진 완주군이 또 어떤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완주=임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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