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속담이 있다. 전주시에는 개개인이 공동체를 형성해 지역사회 발전과 이웃 간 소통을 꾀하는 ‘온두레공동체’가 도심 곳곳에서 활약 중이다.
여전히 사회 속 깊이 자리한 코로나19 속에서 온두레공동체 활동은 눈에 띈다.
신축년을 맞아 주변 이웃과 함께’라는 연대의식을 갖고 따뜻한 지역 만들기를 위해 소의 우직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우리 함께해요” 코로나19 극복
작년 신천지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마스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마스크 품귀현상’이 빚어졌다.
이에 전주시는 마스크 제작업체가 일손 부족으로 마스크 포장 과정에 차질이 생기자 전주시 사회적경제·도시재생 지원센터에 장소를 마련하고, 마스크를 포장할 봉사자를 모집했다. 이에 온두레공동체 150여명의 회원이 3회에 걸쳐 마스크 포장 작업을 도왔다.
온두레공동체 회원들도 힘을 보탰다. 비록 밀집된 공간에서의 작업으로 인한 코로나19 감염의 두려움이 있었지만, 열 체크, 손 소독 및 마스크 착용 등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 하에 이웃과 어르신 등을 생각하며 마스크 끈을 연결하고 개별 포장했다.
마스크 포장봉사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공동체들은 김밥, 생강차, 쿠키 등 위문품을 보내 마음을 함께했으며, 총 50만장의 포장된 마스크는 감염병에 취약한 만성질환자 등 동별 취약계층 가구들에 직접 전달됐다.
또한, 각 공동체의 특성에 맞는 먹거리와 반찬, 생필품 등을 직접 만들어 3~5개씩 소포장해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고립된 소외계층에게 전달하는 기부 캠페인을 펼쳤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착한소비 운동을 펼쳤다. 마을가게, 식당, 시장에서 음식이나 물건 등을 소비한 사진과 영수증을 SNS(네이버 밴드, 인스타그램 등)에 게시하여 인증하고 다음 공동체나 회원을 2명 이상 지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운동에는 100명이 넘은 회원이 동참해 지역사회 사회적 연대의 밑거름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훈훈한 손길’ 엄마의 밥상
아이들이 아침밥을 굶지 않고 희망을 키워나가도록 전주시가 2014년부터 시작한 ‘엄마의 밥상’에도 온두레공동체의 손길이 닿았다.
‘전주&전북 알뜰맘’(대표 임소형)은 전주시자원봉사센터의 ‘Happy Run 엄마의 간식’ 봉사에 적극 참여해 매주 수요일마다 ‘엄마의 밥상’ 아동 300명과 지역아동센터 22개소를 대상으로 빵을 만들어 기부했다.
이 외에도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 △한옥마을 트리허그 봉사 △사랑의 연탄 봉사 등으로 지역대표 봉사 공동체로 자리매김 했다.
온두레공동체 대표 식품공동체 ‘건강한 이야기’(대표 고아라)도 매달 1회씩 공동체의 대표 간식인 쌀빵과 토종밀 쿠키 300개를 만들어 엄마의 밥상에 전달했다.
2017년도부터 온두레공동체로 활동 중인 ‘건강한 이야기’는 전주시에 건강한 음식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알레르기·아토피 아이들을 위한 영양교육 캠페인 △지역아동센터 대상 건강한 요리수업 진행 등 다양한 식품 관련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소나무’(대표 양인화)도 있다. 작년 7월과 12월에 공동체 회원들이 정성들여 만든 수제빵 300개씩을 후원했으며, 이 빵은 아침 도시락과 함께 각 가정에 배달됐다.

▲‘이웃과 더불어’ 명절맞이 나눔
전주시 온두레공동체들은 소외되는 이웃이 없게 하고 모두가 풍족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하고자 명절맞이 나눔 행사를 펼쳤다.
평화1동의 대표 공동체 ‘네모의꿈’(대표 신영복)은 지난 설을 앞두고 명절맞이 떡국떡 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쌀 220kg으로 진공 포장된 떡국떡 1kg과 마스크 5장씩을 함께 마을주민 350가구에 전달했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이 공동체는 2017년에 평화주공1단지 입주민으로 구성된 아파트 공동체로 출발해 전주시민들의 ‘평화주공1단지’로 인한 ‘평화1동’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쓰레기 무단투기 공간 화단 조성 활동 △초등·중학생 장학금 지원 △크리스마스 선물 후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지마을발전추진위원회’(대표 송항용)는 지난 추석에 2회에 걸쳐 전주시 대지마을의 독거 어르신 40세대에 불고기, 송편, 여러 가지 반찬 등이 담긴 꾸러미 밥상을 전달, 코로나19로 더욱 발길이 끊긴 시골마을에 화목한 명절 분위기를 선물했다.

▲‘정성의 손맛을 가득’ 김장 봉사
작년 겨울엔 온두레공동체의 김장봉사 행렬이 이어졌다.
결식아동을 위해 김장 김치 나눔을 진행한 ‘행복꾸러미’(대표 김재아),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김장 봉사를 펼친 ‘천사길사람들’(대표 김성국), ‘한절사랑방두레공동체’(대표 정희자), ‘금암1동마을계획추진단’(대표 이대우), ‘네모의꿈’(신영복) 등등.
이밖에 중학교 학생들과 김장 후 복지관에 김치를 전달한 ‘건강한 이야기’(대표 고아라), 중화산2동 주민센터 옥상 텃밭에서 직접 키운 배추로 김장 봉사를 한 ‘꽃두렁마을’(대표 전덕일) 등 온두레공동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는 전주시민의 겨울나기를 응원하기 위해 힘썼다.
‘나 하나쯤이 아닌 나와 가족, 주변 이웃과 함께’라는 마음과 마음을 잇는 사회 연대 의식이 강화된 공동체에서 비롯됐다.
온두레공동체는 2015년부터 지역사회에서 조그마한 싹을 틔우며 성장해 오다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했다.
양명숙 전주시 마을공동체과장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주저하지 않는 온두레공동체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주민들이 위로받고 마을이 화합할 수 있었다”며 “온두레공동체가 동참하고 노력하는 만큼,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장천기자·kjch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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