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일선 시군에 상수도를 공급하는 수도관의 노후화로 인해 막대한 돈이 땅속으로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최근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보면 전북의 유수율과 누수율은 전국에서 꼴찌 수준이었다.

유수율이란 공급한 수돗물의 총량 가운데 누수되지 않고 경제적인 수익을 발생시키는 수량의 비율을 의미한다. 유수율이 높을수록 누수량이 적다는 것을 말한다.
전북지역 상수도 유수율은 2017년 70.5%에서 2018년 71.0%, 2019년 71.1%로 전국 3년 평균 유수율 85%대보다 낮은 수준이다.

누수율은 2017년 20.8%에서 2018년 22.9%, 2019년 23.3%로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전국 평균 누수율인 10.5%대보다 높은 것이다.

그렇다고 수도요금이 싼 것만은 아니었다. 전북도민이 부담하는 평균 수도요금은 1톤당 962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수도요금을 내는 강원도(1021원) 다음으로 비싼 요금을 부담하고 있었다. 전국 평균 요금인 739원보다 223원이 더 높았다.
전북의 수도요금은 2017년 938원에서 2018년 952원, 2019년 962원으로 해마다 소폭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비싼 수도요금과 높은 누수율은 전북의 경우 농어촌지역이 많다 보니 이들 지역에 원활한 수도를 공급하기 위해 수도 시설이 많아져 수도요금이 비싸질 수밖에 없는 지역적 특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유수율이 전국평균에 비해 낮고 누수율이 높다는 것은 세금으로 생산한 많은 양의 수돗물이 사용료로 징수되지 못하고 공급과정에서 사라진다는 뜻이다.
이는 곧 상수관로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으로 노후 수도관 교체 및 상수도 관리 개선으로 도민들에게 건강한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동안 도내 각 지자체에서는 누수율을 낮추기 위해 노후관로를 교체하는 등 매년 수백억원을 낡은 상수도관 교체 사업에 투입하고 있는데도 이 지경이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누수율을 줄이지 못해 물 값이 도민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당국에 대한 불신과 민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번 기회에 전북도와 도내 각 시·군은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대책 마련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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