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호 한국농어촌공사 남원지사장     

작년 추석에 눈에 띄는 현수막 하나를 보았다. “불효자는 옵니다.” 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었다. 마치 “불효자는 웁니다.”를 연상시키는 이 현수막은 코로나19 상황에서는 고향에 오지 않는 것이 효도라는 웃지 못 할 현실을 보여준다.

2021년에는 종식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새해를 맞이했다.  하지만 올해, 1월 1일 종로에서는 시민들의 환호성, 희망차게 울리는 제야의 종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아 67년 만에 타종 행사의 전면 중단 결정을 내린 것이다. 타종 행사의 취소는 국민들에게 단순한 연례행사의 취소가 아닌, 일상생활에 더욱 큰 변화의 의미로 다가왔을 것이다.

세계적인 석학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일상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고, 국민들 또한 그 변화를 체감하고 있을 것이다. 큰 변화 없이 느리게만 흘러갈 것 같았던 우리 농촌도 예외는 아니었다. 코로나19는 실제 우리 농촌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농촌상이 크게 달라졌다.  

코로나19 이전 농촌은 쌀 소비의 감소, 생활 SOC의 부족, 고령화와 이농현상으로 인한 인력난 등 다양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농촌인력 수급이 더욱 어려워지고, 소비심리 위축으로 외식 소비와 행사 등이 줄면서 농가 전체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 또한, 기존 농수산물 유통시스템은 ‘언택트’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대면활동이 급격히 줄어든 현재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이다. 이러한 농촌의 이중고 극복을 위해서는 새로운 농촌으로의 체질 개선과 대전환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농어업인 및 유관단체들의 적극적인 대응과 동참이 병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농촌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한국농어촌공사도 코로나19  극복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농촌 일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농촌일손돕기를 실시하고, ▲ 꽃 소비가 감소됨에 따른 화훼 농가 살리기 릴레이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꽃 소비 촉진을 독려하고 있다. 또한, ▲공사 임직원들은 지역 장보기 행사 등을 통해 지역 농산물 소비를 생활화해 농가 소득 증진과 지역 발전 및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범국가적 위기인 만큼, 코로나19 고통 분담을 위해 ▲소유 부동산 임대료 인하를 연장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도 상생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농촌에 큰 위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매력적인 기회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의 장기화로 농어촌의 공익적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단순히 생산적 공간이 아닌 힐링, 치유의 공간으로 각광 받고 있고, 밀집된 도심을 벗어나 귀농 귀촌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자연스럽게 이어져 농어촌의 활성화 및 지역균형발전을 가속화하는 긍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종소리는 하루의 시작과 끝을 의미한다고 한다. 맞이하는 새해에는 코로나 19의 끝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희망찬 종소리가 울리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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