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인간이 아무리 용을 써도 어쩔 수 없이 한해가 저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다 정치권의 갈등과 대립은 정점에 달했다. 여기에 민생경제는 침체인데 경향 각지 부동산 가격은 춤을 췄다. 

연초에 우리 모두는 올 한해 ‘본립도생’(本立道生) 곧 ‘기본이 바로 서면 도가 생긴다’를 기대했다. 하지만 세태는 정반대였다.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원칙과 질서는 흐려지고 온 지구는 멈추고 인류는 갇힌 세상이 됐다.  

시간에는 두 가지 개념이 있다. 흔히 우리가 말하듯 흘러가는 세월의 시간을 크로노스라 한다. 그런가 하면 목적과 의미 있게 보내는 시간은 카이로스라 한다. 곧 절대적인 시간과 상대적인 시간이다. 올해처럼 사회적 거리두기로 덧없이 보내버린 시간은 크로노스적 시간이다. 한편 그 가운데에서도 나름 칩거하는 동안 소확행을 누리며 소중한 기회로 보낸 경우는 카이로스적 시간이었을 것이다. 올해 어떤 시간을 보냈느냐는 각자의 기준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제 곧 2021년 신축년 새해를 맞이하게 된다. 매년 새해가 동트면 누구나 올해는 모든 것이 잘 될 것을 간절하게 바란다. 그렇기에 새해벽두는 모든 사람에게 희망을 안겨주며 기대에 부풀게 한다. 여전히 코로나 시국에 있지만 그래도 새해 소망은 지펴야 한다. 

물론 상큼하게 출발한 새로운 한해도 지내보면 다시 반복적으로 흘러가는 일상이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올바르게 생활을 꾸려가다 보면 나름 카이로스적 시간을 누릴 수 있다. 그 과정을 통해 삶은 물의 속성처럼 앞으로 나아가게 되어 있다.

이제 송구영신의 시점이다. 문득 일상에서 낙관적이며 영감 깊은 시를 썼던 미국의 ‘국민시인’ 애드거 앨버트 게스트가 떠오른다. 그는 ‘모든 것이 잘 될 것이기에’(Things Work Out)라는 시를 썼다. 

“...계획이 그르쳐졌다고, 하루 온종일 불평만 늘어놓는 자도 있으니, 어떻든 근심과 의심이 있을지라도, 결국 모든 건 잘 풀리게 될 것이기에...” “...꾸준하게 노력하며 항상 희망을 품어라. 주위에 불평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라도, 어떻게든 모든 일은 잘 되게 될 것이기에.”

올해는 모두가 애드거 게스트처럼 삶을 낙관적으로 바라다보는 습관을 길들이는 의미 있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새해에도 현실적으로는 코로나에 사회경제적 예측들이 녹록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만은 한해에 부족하고 미흡한 것은 채워가고 메워간다는 긍정적인 자세를 갖자. 우선 긍정적인 생각을 품고 긍정의 언어를 쓰는 마인드세트가 중요하다.    

우선 자신이 가슴에 담고 있는 모든 생각이나 입으로 하는 모든 말은 그 자체가 자신에게 던지는 ‘확정선언’(affirmation)이 된다. 그래서 스스로 되뇌는 말이나 자신과의 대화는 그것이 자신의 미래를 규정하고 정립시킨다. 결국 자신의 삶의 결을 아름답게 해 인생의 깊이를 더하는 확실한 바탕이 마련되는 것이다. 

긍정은 처음에는 생각과 노력으로 현재의식 속에 씨앗을 심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습관으로 이어져 잠재의식 안에 내재화 되면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다. 그것은 인간의 잠재의식은 스스로 ‘자동목적달성장치’를 작동시키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긍정의 힘은 계속되는 생각의 연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축적되는 것이다. 그러한 긍정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작지만 깊이 있는 생각들을 반복해서 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되면 그런 생각의 이미지가 자신의 잠재의식 속에 각인되게 되어 있다. 

슈바이쳐는 ‘인간의 미래는 인간의 마음에 달려있다’고 했다. 또 소크라테스는 ‘세계를 움직이려 한다면 우선 자기 자신부터 움직여라’고도 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심리학자 셰드 헴스테너 박사는 사람은 하루 생각 중에 75%가 부정적이고 25%가 긍정적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75%의 긍정적인 생각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

2021년 새해에는 무엇보다 자기 스스로 긍정의 자세를 갖겠다는 다짐으로 시작하도록 해보자. 우리의 일반적인 부정적 생각 행태를 긍정적으로 반전시키는 한해가 되자. 오늘 긍정의 씨앗을 심으면 내일에는 긍정의 열매가 풍성하게 열리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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