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후계농업인 자격을 벗어나 농업과 산업을 접목해 창업한 청년농업인이 있다. 임실군에서 한국바이오차를 시작한 최한국(27) 대표다. 최 대표는 2017년 뉴질랜드 해외연수 당시 목재비료를 접하고 그 사업성에 매료됐다. 해외에서는 대중화 된 바이오차이지만, 국내에서는 최초로 바이오차 사업을 할 수 있어서였다. 반탄화 된 목재 숯으로 비료와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게 바이오차다. 국내에 바이오차를 널리 알리겠다는 포부를 갖고 사업을 시작한 최한국 대표를 만나 봤다./

바이오차

'바이오차'란 폐목재와 같은 산림 바이오매스를 300~400℃ 저온상태에서 장시간 탄화시켜 만든 토양개량 기능성 숯이다. (주)한국바이오차의 최한국 대표는 우드칩의 분쇄, 건조, 반탄화를 거쳐 '바이오차'를 만든다. '바이오차'는 땅 속에서 농작물의 지속적인 수분과 영양분 흡수를 돕고, 토지산성화를 방지하며, 높은 산소 보유를 통해 중금속과 오염물질을 흡착해 토양 상태를 개선하는 효과를 만들어낸다. 해외에서는 이미 대중화 된 '바이오차'이기도 하다. 또한 펠릿화 된 형태로 연료로 사용될 수도 있다.

계기

대학에서 상담심리학을 공부하던 최한국 대표는 임업 30년 경력인 부친의 영향으로 한국농수산대학교에 다시 진학하고, 조경수 후계농이 됐다. 이후 뉴질랜드 해외연수를 갔다가 바이오매스 숯 분야를 접하게 됐다. 숯 비료가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고 식물의 엽생 체중을 증가시키는 것에 주목한 최 대표는 농수산대 졸업 후, 버려지는 목재의 사업성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2018년 국내 최초로 '바이오차'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특징

최한국 대표는 임업 후계자이기 때문에 목재가공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기 유리하다. 이런 이유로 (주)한국바이오차를 설립할 수 있었다. 한국바이오차는 활성탄 숯과 목재 펠릿을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생산된 목재 펠릿을 타 공장에 판매하거나, 토양비료를 농업협회와 단체에게 판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농업, 임업, 산업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이다. 또한 정부 지원 사업에 선정된 한국바이오차는 탄화설비 자체 생산시스템을 갖고 직화식·간접식 반탄화 바이오차 생산시스템, 바이오매스 열분해 분사기 및 열 분사 장치 등 4건의 국내 특허를 보유했으며, 고품질 바이오차를 생산할 준비를 마친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기업이 됐다. 이러한 바이오차가 농업에 사용될 경우 식물의 자생력을 키워주고, 노폐물을 제거해 토지를 개선한다. 최 대표는 바이오차가 기능성 비료로 사용되는 것과 함께 산림바이오매스 펠릿 형태로 정부의 신재생발전의무할당제에 따라 신재생에너지를 일정량 공급받아야 하는 화력발전소에도 납품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바이오차는 일반 숯이 1,000℃ 이상에서 만들어지면서 CO2를 배출하는 것과 달리 300~400℃의 진공상태에서 만들어지면서 CO2를 포집하게 되는데, 이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려는 정부의 뉴딜정책에도 부합한다.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바이오차 사업을 고민하고 있기도 하다.

홍보

생산라인 구축에만 45억 원 정도가 투입된 한국바이오차의 매출 실적은 아직 3~4억 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시설에 재투자되고 있다. 특히, 아직 바이오차에 대한 농업계의 인지도가 적은 점이 애로사항이다. 그럼에도 최 대표는 농협에 비료 원자재 납품 계약을 이뤄냈고, 중기청 사업화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라북도청년농업인 온라인 경진대회에 참가해 바이오차를 홍보하고, 농진청에 전라북도청년농업인 홍보 영상을 제작해 올리는 등 '바이오차'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한 바이오차 배양토가 들어간 실내화분에 공기정화식물을 심어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는 '소일 메이트 홈 가드닝 키트'를 만들어 무료 배포하는 등 바이오차 판매 루트를 다양화시키고 있다. 최 대표는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베란다에 조립형 텃밭을 만드는 '홈 가드닝'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바이오차의 일반인에 대한 인식부터 넓히고 농업인의 인식 변화를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후배들에게

최한국 대표는 "한국바이오차를 농업인과 상생하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이유로 귀농이나 창업을 계획하는 후배 농업인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현재도 친구들에게 사업계획서 작성 요령이나 아이디어 상품 개발 등을 컨설팅해주고 있는 최 대표는 사업적 시야가 넓다. 최 대표는 "농업을 사업으로 보고 다양하게 상상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농작물 재배기술에만 관심이 머물면 시야가 넓어지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온라인쇼핑몰이 크게 발전할 전망되는 만큼 농업분야를 접목시킬 수 있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최 대표는 "지금 농업 창업인에게 홍보 예산도 필요하다. 정부 기관의 해당 예산 지원도 시급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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