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서신동에 사는 주부 최모씨는 최근 장을 보러 갔다가 껑충 뛴 채소 가격에 놀라 장바구니를 다 채우지도 못했다.

여름 과일 역시 쉽게 무르고 맛이 들지 않았음에도 가격이 높아 선뜻 장바구니에 담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최씨는 "아무래도 비가 많이 왔어서 그런지 채소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다고 생각은 했지만 너무 많이 올라 당분간 반찬가게에서 사먹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한숨을 쉬었다.

지난달 도내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소폭 상승하며 저물가 기조를 이어갔지만 신선제품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역대 최장기간으로 일컬어지는 장마 때문에 채소값이 급등한 탓으로 풀이된다.

호남지방통계청 전주사무소가 4일 발표한 '2020년 7월 전북지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 소비자물가지수는 104.21로 전월대비 보합했지만 전년동월대비 0.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5% 하락했지만 전년동월대비로는 약보합으로 집계됐다.

이번 소비자물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신선식품지수의 상승세다. 신선식품지수는 전월대비 0.7% 올랐지만 전년동월대비 8.0%나 껑충 뛰었다. 특히 신선어개류와 과실류는 전월보다는 다소 줄고 전년동월비만 각각 4.0%, 1.2% 상승했지만 신선채소류는 전월과 전년동월비 모두 각각 7.0%, 18.3%나 크게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날씨에 따라 작황이 크게 갈리는 채소류의 경우 이번 '긴 장마'로 인한 영향으로 가격이 크게 뛴 것으로 분석되는 상황. 전월과 비교해 시금치는 55.3%, 상추 39.5%, 무 30.7%, 배추 13.5%나 올랐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양파는 65.5%, 무 50.5%, 고구마와 배추도 각각 38.0%, 22.5%나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목적별 동향을 살펴보면 전년동월대비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집안 생활이 증가하면서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4.4%)와 기타상품 및 서비스(2.1%) 등은 상승했지만 교통(-4.4%), 교육(-3.2%) 부문은 반대급부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품목성질별 동향에선 상품은 전월대비 0.4% 하락했지만 전년동월대비 0.3% 소폭 상승했다. 그 중에서도 전기·수도·가스는 국제유가의 하락 영향으로 전월대비 12.0%나 크게 하락했고, 전년동월대비로 봐도 4.2%의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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