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삼천동에 사는 40대 주부 송모씨는 최근 에어컨 설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5월에 들어서자마자 지나치게 더운 날씨로 고생하던 차에 큰 맘 먹고 에어컨을 구매하기로 하고 결제까지 마쳤다.

그러나 에어컨 설치를 위해 집을 방문한 설치기사는 매장에서 안내받은 설치비용보다 더 많은 금액을 요구했다. 설명과 다르지 않느냐는 송씨의 문제제기에도 냉매보충 등을 이유로 비용 청구를 한 것이다.

송씨는 "에어컨 자체도 수백만 원을 주고 구매했는데 설치비용으로도 예상을 뛰어넘는 수십만 원을 결제하게 되니 황당하고 기분만 상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지난해보다 더욱 무덥다는 일기예보가 연일 보도되는 가운데, 때이른 무더위로 에어컨 설치도 폭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에어컨 관련 민원도 수직상승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최근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소비자상담을 빅데이터시스템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지난 5월 전체 상담건수는 전월대비 0.6% 증가했다고 밝혔다.

상담증가율 상위 품목을 분석한 결과, 전월대비 에어컨이 157건에서 452건으로 늘면서 187.9%의 증가율을 보였다. 건강식품(133.3%), 헤드폰·이어폰(105.4%)이 그 뒤를 이었다.

에어컨의 경우, 구매 후 설치가 지연되거나 설치비용이 구매 당시의 안내보다 과도하게 청구돼 소비자들의 민원이 이어졌다. 건강식품의 경우 최근 일부 새싹보리 분말식품에서 금속성 이물과 대장균이 검출됐다는 언론보도 이후 해당 제품과 업체명을 문의하거나 환급을 요구하는 상담이 급증하면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전년동월대비 상담 증가율이 높았던 품목은 여전히 확진자가 누그러들지 않고 있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보건·위생용품이 608.7% 폭증했으며, 외식(128.0%)과 항공여객운송서비스(82.1%)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도내 소비자센터는 현재까진 에어컨 관련 민원 접수가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른 더위로 인해 6월부턴 본격적인 에어컨 관련 민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구매계약시 계약서를 꼼꼼히 챙기고 추가 비용에 관한 내용도 서류에 기록으로 남기는 등 소비자들 역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