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든든한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제도가 한국에 뿌리내린 지 33년 만에 '수급자 500만 명 돌파'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푼돈 연금'이라는 비아냥과 공격에 시달리던 시절도 있었지만 국민연금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공적연금제도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

소득활동이 있을 때 일정 금액을 보험료로 납부해 두면 나이가 들거나 갑작스런 사고와 질병, 또는 장애를 입어 소득활동이 중단되면 납부한 금액보다 더 많이 돌려받는다는 개념이 보편적 상식으로 받아들여지는데까지 30여 년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여타 유럽의 많은 국가들과 미국과도 비교해보더라도 한국의 국민연금은 후발주자에 속하지만 안정적인 수익률 제고 등을 통해 국민의 소중한 자금을 지켜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북도민 22만여 명도 국민연금 수급자로서 노년의 권리를 누리고 있다. /편집자주

국민연금공단(이사장 직무대행 박정배)은 2020년 4월에 국민연금을 받는 수급자 수가 500만 명을 돌파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제도 시행 33년 만에 '500만 시대'를 개척한 것.

대한민국에서 매월 연금을 받고 있는 수급자는 지난 2003년 100만 명을 넘은 이후 2007년 200만 명, 2012년 300만 명, 2016년 400만 명을 넘어 제도 시행 33년 만에 500만 명을 돌파한 것이다. 이는 연금수령 중 사망 등으로 수급권이 소멸된 수급자는 제외된 수치다.

수급자가 300만 명에서 400만 명으로 늘어나는데 4년 8개월이 걸린데 비해 500만 명 돌파까지는 3년 6개월이 소요돼  1년 가까이 시간이 단축됐다. 이는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이 본격화 되면서 납부자에서 수급자로 상황이 바뀌는 속도가 빨라진 것인데 이런 속도라면 5년 후에는 700만 명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우리나라 62세 이상 인구의 44.1%가 국민연금의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지급된 연금액만 해도 21조 7천억 원에 이른다.

월 연금액이 100만 원 이상인 수급자는 27만 명에 달했으며, 200만 원 이상을 받는 고액 수급자도 98명까지 늘었다. 연금제도가 정착해가면서 20년 이상 가입한 수급자도 67만 명으로 늘었는데 이들의 평균 연금액은 92만 원으로 조사됐다.

부부합산 최고 연금액은 월 364만 원이며, 개인 최고 연금액은 212만 원에 달했다. 이 경우는 연금액을 늘리기 위해 '연기연금' 제도를 활용한 사례여서 특수한 경우에 해당하지만 이제는 '200만 원 연금 시대'도 더이상 불가능한 영역이 아니라는 점에서 시사점이 크다.

이런 가운데 전북도민 중에서 연금을 받고 있는 수급자는 지난해 말 기준 22만 3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령연금, 즉 국민연금 1인당 연평균 지급액은 362만 원으로 특히, 65세 이상 인구대비 연금수급자 비율은 44%로 전국 17개 시도 중 여섯 번째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북 수급자 지급현황 분석자료를 살펴보면,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전북지역에 22만 3천 명의 연금 수급자에게 8천 30억 원을 지급했다. 이는 전년대비 수급자 수는 6.9%, 금액은 8.9% 증가한 수치다. 급여 종류별로는 노령연금이 18만 명(78.9%)으로 가장 많았고, 유족연금 3만 9천 명(17.1%), 장애연금 3천 명(1.4%), 일시금 6천 명(2.6%)으로 그 뒤를 이었다.

금액 규모별 수급자 현황에선 월 100만 원 이상 수령하는 노령연금 수급자는 5천 7백 명으로 '18년보다 40.3%나 증가했다. 이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시기와 맞물리면서 폭발적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월 200만 원 이상 받는 수급자는 1명으로 증가하진 않았다.

평균 월 지급액을 살펴보면, 노령연금 수급자는 약 46만 2천 원의 연금을 수급중이며, 장애연금 수급자는 42만 7천 원, 유족연금 수급자는 24만 9천 원의 연금을 매월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눈에 띄는 변화는 여성 연금수급자의 증가세다. 도내 여성 연금수급자는 전년대비 8.6% 증가한 10만 1천 명을 넘어섰는데 이는 전체 수급자의 45.4%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같은 증가는 전북 여성들의 사회활동 증가와 더불어 노후준비 인식이 확산되면서 직장을 다니는 여성 뿐만 아니라 전업주부도 국민연금 가입해 납부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도내 62세 이상(노령연금 수급연령) 연금 수급자는 20만 4천 명으로 전년대비 7.6% 늘었는데 이는 전체 45만 명 중 45.4%에 해당하는 수치다. 65세 이상 연금을 받는 사람도 7.7% 증가한 16만 4천 명을 넘어섰다.

가입기간별로 살펴보면 20년 이상 가입한 노령연금 수급자는 전년대비 28.7% 증가해 2만 1천 명에 이르렀는데 특히, 그 중에서도 제도시행 초기부터 가입해 30년 이상 가입한 노령연금 수급자는 646명으로 지난해 125명 보다 5.2배나 증가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이 이제 시작된 상황인 만큼 향후에도 크게 증가해 더 많은 도민들이 국민연금의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65세 이상 인구대비 연금수급자 비율은 울산(47.7%), 전남(46.4%), 경북(46.4%), 제주(45.3%), 경남(44.8%)에 이어 여섯 번째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수급자 현황은 고령화 시대를 맞아 국민연금제도가 중추적인 노후보장수단으로서 전북도민의 탄탄한 노후생활 안전망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박정배 이사장 직무대행은 "국민연금이 수급자 500만 명 시대를 연 것은 국민여러분의 신뢰와 성원 덕분이며, 앞으로도 국민의 노후생활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국민연금제도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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