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첫날. 대부분 방역 수칙을 지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저녁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이곳저곳에서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0일 오후 6시께 전주 중앙동 객사 인근 거리. 텅 비어있던 이전과 달리 삼삼오오 모여 걷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오랜만에 만난 듯, 반가운 목소리로 친구의 이름을 부르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간간히 내린 소나기도 이들의 걸음을 막지 못했다.
불과 며칠 전만 하더라도 주말이 아니고서야 행인들을 좀체 보기 어렵던 것과는 달리, 이날만큼은 ‘사회적 거리두기’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들 일행은 마스크 착용도 하지 않은 채 무엇을 먹을지, 오랜만에 만나 무엇을 할지 이야기를 나누며 걸음을 옮겼다.
이날 객사 거리를 찾은 한 시민은 “오랜만에 친구 얼굴을 봐 기분이 좋다”며 “거리나 가게들이 크게 붐비는 편도 아니어서 이야기를 나누다 들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런 모습은 신시가지나 전북대학교 인근 대학로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8시 막 넘어선 서부신시가지에는 대로변을 따라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주말처럼 붐비지는 않더라도 인근 식당으로 향하는 이들의 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월요일 오후, 조금은 피곤할 법한 시간이었지만 이날 신시가지를 찾은 이들 대부분은 그런 데 연연하지 않는 듯 했다. 대학로를 찾은 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조금 쌀쌀한 날씨에 옷깃을 여몄을 뿐이다.
이날 만난 한 시민은 “젊은이들의 경우 마스크를 끼지 않는 등 금방 풀어진 모습이 보이기도 해 다소 걱정이 된다”며 “아직 괜찮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들은 것 같은데, 서로 각자의 건강을 위해 조금만 더 신경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살펴본 결과 비교적 한산한 가게의 경우 방역 수칙이 어렵지 않게 지켜질 수 있었지만, 일부 사람들로 붐비는 가게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은 먼 나라 이야기 일 뿐이었다.
강영석 전라북도 보건의료과장은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 거리두기로 가는 과도기적 단계”라며 “수칙이 생활화?문화가 될 수 있도록 지켜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김수현기자·ryud2034@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