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잊지 말고, 그날의 아픔과 한스러움을 기억해요”.

16일 오전 10시 30분께 전주시 전동 풍남문 광장. 인근에 가까이 다가가자 어김없이 향냄새가 났다. 벌써 6년째, 광장 한 켠에 자리하고 있는 세월호 분향소에서 나는 냄새다.

이날 세월호 분향소에는 세월호에 대해 잊지 않은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남부시장으로, 한옥마을로 각기 걸음을 옮기던 이들 중 몇몇도 이따금 걸음을 멈추고 분향소 앞을 기웃거렸다. 분향소 안쪽을 향하던 시선은 곧 분향과 서명 운동 동참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런 사이로 간간히 “와, 벌써 6년이나 됐네”, “그러게. 그새 그렇게 됐네”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아이를 데리고 인근을 찾은 한 시민이 노란 리본에 관심을 갖는 아이를 옆에 두고 분향소나 노란 리본의 유래 등을 한참 설명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세월호 분향소 옆에는 노란 도화지와 세 가지 색 매직이 준비돼 있었다. 6주기 추모를 위해 찾아온 이들이 각기 전하고 싶은 말을 적기 위한 란이다. 한 명, 두 명 모여든 사람들은 노란 도화지 위로 ‘잊지 말고 기억하고 함께 해요’, ‘진상 규명해주세요’ 등의 문구를 적으며 십시일반 손을 보탰다.

이들은 곧 관통로 길가에 늘어서 다른 시민들 앞에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9살 초등학생 아들의 손을 잡고 온 A씨(49)는 “세 아이의 엄마로서 이런 일을 그냥 잊고 넘어갈 수는 없었다”며 “매년 이 시기가 되면 추모를 위해 분향소 앞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참사 이후 6년째 풍남문 광장에서 세월호 분향소를 지키고 있는 이가 있다. 이병무(53)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세월호 참사를 본 뒤 국가가 국민을 구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고, 분향소 옆 농성장이 유지되던 때부터 함께해 온 인물이다.

잠시 분향소를 떠나 다른 일에 집중하기도 했지만, 결국 그만두고 돌아왔다.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 씨는 “세월호니까”라고 답했다. “잠시 떠나있던 동안 이것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온전히 이것을 그만둘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진상 규명은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문제”라며 “이곳을 찾는 많은 분들이 잊지 말고 되새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전북민중행동을 비롯한 전북지역시민사회단체에서는 이날 11시 30분께 전주 세월호 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월호 가족들을 모욕한 이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과 세월호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김수현기자·ryud2034@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