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삼천동에 사는 30대 주부 박모씨는 지난 주말 양가 어른들 자택에 놓을 공기청정기 두 대를 구매했다. 최근 지역사회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 감염속도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으면서 불안한 맘에 구매를 서두르게 된 것.

박 씨는 "바깥 출입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아직은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날씨에 환기도 어려워 어른들의 건강을 위해 큰 맘 먹고 공기청정기를 구매하게 됐다"며 "코로나 바이러스가 공기중에 떠있을 경우 전염될 수 있다는 말도 있어서 면역력이 약한 어른들을 위해 지출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의 지역확산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가정에서만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청정', '위생'을 앞세운 환경가전제품의 판매도 덩달아 고공행진하고 있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는 사실로 구매자들의 공포심을 자극해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도 많아 어느때보다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의류관리기 판매는 1월에 비해 최대 80%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공기청정기 판매는 코로나19의 지역확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달 새 7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인터넷쇼핑몰의 경우 판매 증가폭이 더욱 두드러졌다. 공기청정기의 경우 G마켓은 전월대비 168%나 증가했으며, 위메프는 살균소독기의 판매율이 전월대비 342%나 급증했다. 티몬 역시 살균소독기 판매율이 1,071%나 폭증했다.

'살균', '청정'이 들어간 제품들이 최소 20%에서 1,00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인 것. 도내 가전제품매장에서도 일부 제품은 대기를 해야 할 정도로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전주시 송천동에 위치한 한 대기업 가전제품매장 관계자는 "전주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매장을 찾아 공기청정기를 문의하는 고객들이 폭주했다"며 "특히 공기청정기는 최근까지 매일 10여 대 이상이 꾸준히 팔릴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공기청정기와 가습기 등을 코로나19 차단 효과가 뛰어나다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기반으로 한 광고도 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은 '마스크로도 막지 못하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를 공기청정기로 막을 수 있다는 취지로 소비자를 오인시키는 광고를 포함한 53개의 광고 중 40건에 대한 시정을 완료했고, 나머지 광고에 대해서도 조속한 시정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예방 효과와 관련된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현혹돼 상품을 구매하지 않도록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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