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교육청이 진행한 '사제동행 국외 역사체험학교'에 참가한 학생과 교사 일행이 단지 동맹비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명백한 무역보복을 일삼는 일본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식민지 시절 일제에 대항하던 애국지사들의 행적은 지금에도 우리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전북지역 고등학생들이 교사와 함께 연해주 지역에서의 대한민국 독립운동 발자취를 되짚어보는 역사탐방을 다녀왔다.

  전북교육청이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4박5일간의 일정으로 진행한 ‘2019 사제동행 국외 역사체험학교’에는 도내 고등학교 1학년 중 심사를 통해 선발된 학생 30명과 지도교사 6명·독립운동사 전공 교수 1명 등 총 40명이 참여했다.
  탐방단이 찾은 곳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크라스키노, 슬라반카 등)와 우수리스크 일대다. 이 지역은 지리적으로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국내와 가까운 위치에 있어 독립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인적·물적 조건을 갖춘 최적의 지점이었다.
  이러한 탓에 1910년대 민족운동이 가장 활발했고, 구한말 이후 꾸준히 전개된 항일투쟁의 열기와 유적지들을 보고 느낄 수 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을사늑약 이후 국내에서 항일운동을 전개하던 애국지사들의 대표적인 망명지로 개척리와 신한촌에는 항일 독립운동 사적지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한인들의 초기 정착지 개척리에는 항일 언론기관인 해조신문사, 대동공보사의 터가, 신한촌에는 권업회, 권업신문사, 이동휘 집터 등이 남아 있어 블라디보스토크가 당시 국내외 독립 운동가들의 활동근거지였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약 100㎞ 떨어진 우수리스크에는 수많은 한인마을이 형성돼 있다. 
  특히 우수리스크는 1917년 러시아혁명 이후 전로한족대표자회의와 전로한족중앙총회의가 열린 곳으로 항일 독립운동의 새로운 전환점이 된 곳이기도 하다.
  탐방단은 첫날과 둘째 날은 우수리스크에서 헤이그 밀사 이상설 선생 유허비, 발해 5경 12부중 하나인 솔빈부 발해 옛성터, 안중근 의사 기념비, 독립운동의 대부이자 한인사회의 영웅 최재형 선생 마지막 거주지, 한·러 고향마을 등을 탐방했다.
  이상설 선생은 1917년 우수리스크에서 순국할 때 “내 조국의 독립을 이루지 못하고 죽으니, 어찌 죽은 영혼인들 고국 땅을 감히 밟으랴. 내 죽거든 화장하여 재를 시베리아 벌판에 날리라. 그리고 조국의 독립이 오기 전까지는 제사를 지내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이어 셋째 날에는 크라스키노로 이동해 러시아 최초의 한인마을 ‘지신허’, 국내외 의병세력의 통합군단을 표방한 ‘차피거우 13도의군 편성지’, 안중근 의사 단지동맹 기념비, 장고봉 전투 승전 기념탑 등을 돌아봤다.
  크라스키노는 안중근 의사가 11인의 동지들과 ‘조국 독립 회복과 동양 평화 유지’를 위해 헌신하는 ‘동의단지회’를 결성한 곳이기도 하다.
  1909년 3월 5일, 안중근 의사를 비롯해 김기룡, 강순기, 정원주, 박봉석, 류치홍, 조응순, 황병길, 백규삼, 김백춘, 김천화, 강창두 등 열두 명의 애국 의사가 단지동맹을 맺었다.
  열 두 의사는 자신의 왼손 무명지(네 번째 손가락)의 첫 관절을 잘라 그 피로 태극기 앞면에 대한독립이라 쓰고 대한독립만세 삼창을 한 후 하늘과 땅에 조국 독립을 위한 헌신을 맹세했다.
  넷째 날과 마지막날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세계대전에 참전해 독일 함대 14척을 격파한 ‘C-56 잠수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한 ‘개선문’, 블라디보스토크의 심장인 ‘혁명광장’, 러시아 정교회 성당, 과거 한인들을 기리는 신한촌 기념비 등도 탐방했다.
  특히 이번 역사체험학교는 사전에 탐구과제를 주고 학생들로 하여금 탐방기간 동안 이를 생각할 수 있도록 구성함으로써 보다 실질적인 역사교육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  
  학생들은 각각 6개조로 나뉘어 △고려인들의 이주 역사 △안중근 의사의 생애와 항일 투쟁 △연해주 지역 항일 독립운동사 △인증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과정과 의의 △연해주 지역 독립운동의 대부 최재형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출범과 변천 등을 주제로 분임별 보고서를 작성할 예정이다.
  도교육청 유재환 장학사는 “연해주 지역의 독립운동사 교육 강화로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인식을 심어주는 기회가 됐을 것”이라면서 “참여 학생들이 자주독립과 민족의 화해·협력·평화의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나라 사랑과 민족 사랑의 정신을 품은 리더로 성장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수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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