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12일 하노이 북미회담 무산 이후 대화의 모멘텀을 잃지 않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촉진자’로서 북미간 대화에 궤도 이탈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같은 촉진자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 미국이 도움을 줘야 한다고도 밝혔다.

문 특보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하노이 회담 결과를 두고 “'노딜(No Deal)'이지, 딜이 깨진 것은 아니다"라면서 북한과 미국이 협상을 잘 할 수 있도록 중재를 넘어 촉진의 역할을 우리 정부가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이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협상 레버리지(지렛대)가 필요하다”며 “남북관계와 남북경협이 좀 더 유연해지도록 미국이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또 최근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재개 움직임에 대해서는 “북한이 이미 약속한 만큼 핵 실험이나 미사일 실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사소한 악수가 나비효과처럼 재앙을 가져오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북한에 경고했다.

아울러 문 특보는 “하노이 회담 합의가 무산된 원인을 분석하고 북미 입장과 요구를 점검한 다음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 같은데서 비공식 회동을 할 수 있겠다”고 언급하고, 다만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은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이 아세안 3국을 순방 중인 가운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하는 등 북미 대화 불씨를 살리기 위해 중재 외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최홍은기자·hii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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