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를 앞으로 4년간 이끌어갈 일꾼들이 선택됐다.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낙선한 후보들에게는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당선자들은 지지해준 주민들에게 감사하면서 지역 발전을 위해 한 몸 바치겠다고 재삼 강조하고 있다. 제발 임기를 마칠 때까지 그 초심을 간직하길 바란다.

선거가 끝났으니 당장 해야 할 일들이 많겠지만 먼저 우선해야 할 것은 소통과 화합이다. 선거 과정에서 나타났던 갈등과 반목을 치유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일이 중요하다. 지지자는 물론이고 지지하지 않은 사람도 포용해야 한다. 주민화합을 통한 공동체 발전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뭉쳐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남원시민들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게 표를 몰아줬다. 도지사와 도의원은 물론이고, 시장과 기초의원도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다.

시장의 경우 ‘3선’ 도전에 대한 피로감과 야권의 후보 단일화 등 만만치 않은 역풍을 이겨냈다.

기초의원의 경우 비례대표 2명 포함, 총 16석 중 14석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가히 싹쓸이 수준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승리는 온전히 그들의 몫이 아니다. 이미 수차례 지적한대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율과 남북대화, 야권의 지리멸렬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잘나갈 때 조심해야 한다. 자유한국당의 사례에서 보듯 한방에 ‘훅’ 갈 수 있다. 민주당은 더욱 겸손해져야 한다. 민심을 천심으로 받들고 고개를 숙여야 한다.

이쯤해서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지방의회의 본연의 역할인 시정에 대한 감시 견제의 의무를 다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민주당 일색의 시장과 시의원들이 짬짜미로 시정을 좌우하는 상황이 벌어질까 우려된다.

과거 의회 권력이 2개의 정당으로 나뉘어 있을 때도 이해관계에 따라서는 한통속이 되는 일이 적지 않았다.

심지어는 의회 청사를 짓는다고 시청사를 가로막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저질러왔다. 시의회는 시를 운영하는 주체가 아니라 감시견제자일 뿐임에도 알량한 의회 권력에 도취돼 벌인 일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도 그럴 것이 새로 짓는 청사에는 의원들의 개인 사무실까지 마련해준다 하니 본분을 잊은 것이라 한들 할말이 없어 보인다.

그런 일들이 왜 또 없겠는가? 지난 수년간의 사례를 보면 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의 비리사건들이 심심치 않게 터져 나왔다. 부정 비리로 사법처리를 받지는 않았지만 필요없는 곳에 예산을 낭비한 사례는 셀 수도 없을 지경이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보니 혹자는 지방자치제도의 효용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기초의회 폐지론까지도 거론된다.

막강한 권한이 집중된 지방자치단체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 지방의원의 의무다. 지역민의 심부름꾼이자 진정한 봉사자로서의 소임을 시종일관 잃지 말아야 한다.

민심은 물과 같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순식간에 배를 뒤집어버리기도 한다. 이 말만 명심하면 된다.

/김수현=남원 장수 임실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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