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든 지역이든 공동체가 지속가능한 번영을 누리기 위해서는 경제가 활기차게 돌아가야 한다. 경제가 호황일 때 비로소 공동체 구성원은 소득을 유지하고,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으며,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호황을 바탕으로 시장의 자동조정 장치가 제대로 돌아갈 때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자원배분은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며, 공동체는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이다. 기업가 정신이 올바르게 정립되고 발휘될 때 그 기업이 성장하고, 시장이 활기를 띠게 되며, 공동체가 번영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헌법은 제119조 제1항에서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가 바로 기업가 정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라북도의 경우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 이어 GM군산공장마저 폐쇄 방침을 결정해 지역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3월 9일에는 송하진 지사를 비롯한 많은 도민과 경제계 인사 등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GM군산공장 살리기 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송하진 지사는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한국GM의 후안무치한 태도에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라며 GM을 비판했다. 평소 균형을 유지하며, 언어 구사에 높은 품격을 보이는 것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다. 그만큼 송 지사는 GM경영진에게 올바른 기업가 정신의 실천을 강하게 요구하는 것이다.

송하진 지사는 또 매리 베라(Mary Barra) GM 사장에게 편지를 보내며, 군산공장 가동중단 철회와 적절한 생산 물량과 신차 배정 등을 요구했다. 송 지사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속담을 인용하며, GM의 분발을 촉구했다. 여기서 GM이 뼈를 깎는 고통을 이겨내고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는 기업가 정신의 발휘가 기대되는 것이다. 전라북도는 GM차를 사주고, 정부에 대해서도 구제대책을 추진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서부개척 정신만큼 강한 기업가 정신이 GM에 절실한 때가 아닐까?

GM과는 반대로 하이트진로는 맥주공장 매각 계획을 철회하고 전주공장 증설투자를 확정 발표해 도민으로부터 큰 환영을 받고 있다. 마산공장의 맥주 생산라인 일부를 소주 생산라인으로 변경하는 대신 이를 전주공장에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전주공장 투자 규모는 160억 원이며, 40여 명의 일자리도 생겨난다. 하이트의 매각 철회에는 송하진 지사의 막후 노력이 주효했다. 송 지사는 “위기의 전북경제에 하이트가 희망이 되어 달라!”고 했다. 송 지사의 요청을 받아들이며, 전주공장을 증설하기로 한 것은 올바른 기업가 정신의 발로로 여겨진다. 지역공동체와 함께하는 정신이 기업가 정신의 기초이다. 지역은 기업의 생태계로서 생산기지이자 소비시장이며 기업과 동고동락하는 동지인 것이다.

우리는 기업가 정신이 꽃 피는 국가와 전라북도 공동체를 꿈꾼다. 기업가 정신은 근로정신과 함께 자본주의를 창조적으로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다. 한국GM이 도민의 간절한 호소를 받아들이며, 전북과 함께 번영해 나가기를 기도한다. 진실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는 것이야말로 GM이 존경받는 세계적 기업으로 다시 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기업가 정신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줄 아는 것이다.

                                    /이춘구<전북대 산학협력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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