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도로를 개선하기 위해 전주시에서 진행 중인 공사가 되레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행자의 안전을 무시한 채 인도 양쪽 모두 포장 공사가 진행 중이며, 차도에는 이전 차선이 남아있어 운전자들의 혼동을 불러오고 있다. 여기에 공사 자재까지 현장에 방치돼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해당 구간은 신흥고등학교에서 예수병원까지 왕복 4차선 서원로 400여m 구간이다.

지난 25일 오후 7시 이곳 서원로는 차량과 자전거, 보행자까지 한 데 뒤섞여 혼란을 빚었다. 전주시내 주요도로인 팔달로와 백제대로를 잇는 구간으로 퇴근 시간 차량까지 늘어나 사고 우려가 높았다.

보행자들은 포장되지 않아 고르지 못한 흙길을 걸어야 했고 자전거 운전자들은 차도에서 달려야 했다. 비가 내리는 날은 질척한 진흙탕으로 변해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특히 인도와 차도 사이 틈새는 나무 합판 한 장이 전부였다. 얇은 합판이 보행자들의 무게를 모두 감당하는 탓에 번번이 휘청였지만 별도의 조치는 없었다.

이곳을 지나던 김모(33)씨는 “시민들의 안전을 생각했다면 이렇게 무책임하지 않았을 것이다”며 “시민들의 안전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인도 한쪽씩 공사를 진행하는 게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도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심한 커브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와 가감속 차로 신설 등 차로가 조정됐지만 이전에 도색한 중앙선 등 일부 표시가 도로면에 여전했다. 때문에 초행 운전자나 운전 미숙자들의 사고를 야기했다.

전주시의 안일한 태도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현장 곳곳마다 공사자재를 방치해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절도나 사고 우려에도 고깔로 테두리를 감싼 게 전부일 뿐이었다.

이같은 상황에도 전주시는 귀를 닫은 채 시민들의 목소리조차 담아내지 못했다. 민원의 대부분인 전화 민원을 그때그때 응답할 뿐 이를 보고하거나 문서로 따로 보관하지 않는다는 게 전주시 관계자의 답변이다. 때문에 공사가 진행된 2015년 10월부터 이날까지 도로공사로 인한 민원은 집계되지 않았다.

전주시 관계자는 “해당 구간은 위험도로 구조개선 사업에 선정돼 다음 달이면 마칠 예정이다”며 “인도 포장은 최근에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공사를 하다보면 민원이 발생하곤 한다. 하루 빨리 마쳐 시민 불편을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권순재 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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