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동물들을 보니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25일 전주동물원에 소풍 온 유빈(전주 삼천초·8) 어린이의 자랑이다. 답답한 교실에서 벗어나 꽃 대궐 이룬 동물원은 어린이들에게 신기한 놀이터이자 생생한 교육장이었다. 동물 그중에서도 사자를 좋아하는 유빈이는 뛰놀고 사진 찍으며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동물원 재개장을 맞아 전주 삼천초등학교 1학년 86명의 학생들이 소풍을 온 것이다.

이날 오후 1시께 전주동물원은 평일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찾는 이들로 구름인파를 형성했다. 오랜만의 발길에 화답이라도 하듯 입구에서부터 노랗고 빨갛게 색색이 핀 봄꽃이 화사했다. 하늘 높이 물줄기를 내뿜는 분수 역시 입장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동물원 재개장을 손꼽아 기다렸던 것은 비단 어린이들만이 아니었다. 연인은 물론 자녀를 둔 부부들도 반갑기는 마찬가지였다. 4살, 1살 아기들과 함께 온 한 가족도 눈부신 햇살 아래 화창한 봄날을 만끽했다. 곳곳을 누빈 지 1시간여 그늘에 자리 잡은 이들은 도시락으로 허기를 달래며 담소를 나눴다.

김기영(49·여·전주 호성동)씨는 “아이들이 동물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재개장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찾았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나 역시 기분이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활기를 되찾은 동물원에 인근 상인들 역시 반가운 기색이었다. 4개월여 이어진 동물원 휴장으로 영업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풍선, 먹거리 등 각종 상품을 앞 다퉈 진열했다. 전염병 등 앞으로는 탈 없이 장사하면 좋겠다는 게 상인들의 바람이었다.

한편 전주시에 따르면 재개장 첫날인 이날 하루 전주동물원에는 모두 1,300여 명이 찾았다. 재개장은 지난해 말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휴장한 지 꼬박 125일 만으로, AI 위기 경보가 심각단계에서 경계단계로 하향 조정됨에 따라 결정됐다. 단, AI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지속적인 방역체계를 유지하고 물새장과 독수리사 등 조류사의 관람은 당분간 제한된다.

전주시 관계자는 “다시 문을 여는 전주동물원에서 더 많은 시민들이 봄의 행복을 느끼기 바라며 시민의 마음을 여는 동물원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이를 위해 하루 2차례 관람객들과 함께 동물 우리를 돌며 이야기 들려주는 생태 해설사를 운영한다”고 말했다. /권순재 기자 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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