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역사는 바로잡아야 합니다. 안중근 의사는 동양의 평화를 위해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한 평화론자입니다”
지난 2005년부터 안중근 의사의 순국일(3월26일)에 맞춰 전주 근영중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일 공동수업에 참석한 전직 일본 역사·사회교사 스즈키 히토시(63)씨의 말이다.
한국인으로서는 당연한 말이지만 일본인, 그것도 역사를 가르쳤던 교사의 발언이란 점에서 처음에는 의아함을 떨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스즈키 씨는 그동안 13차례나 한국을 찾아 안중근 의사의 역사의식 교육을 펼쳐 왔고, ‘안중근기념사업회’의 일본 측 위원으로 해마다 열리는 국내 추모행사에도 초청되고 있다.
30일 전주 근영중학교(교장 윤희경)에서는 조은경 교사의 주관으로 제17차 한·일 공동 역사수업이 열렸다.
전 일본 요코하마중학교 교사 출신이자 현 일본 사회교과서 부교재 편집위원인 스즈키 히토시씨는 “안중근 의사의 이토히로부미 저격은 정당했다”고 밝혔다.
스즈키 씨는 “많은 수의 일본인들과 학생들은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기 원한다”며 “일본에서도 학생들에게 안 의사의 저격이 옳은 행동이었음을 교육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안 의사를 존경한다는 표시로 매년 안 의사 기념관을 찾고 있고,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한 것은 제국주의에 대한 암살이기 때문에 오히려 고마운 행동이었으며 이제는 안 의사의 행동을 이해하는 일본인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근영중 2학년 30여명의 학생들은 스즈키 씨의 말을 들으며 놀라면서도 경청하는 등 높은 호응의 모습을 보였다.
일부 학생들은 질의시간을 이용해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위안부 합의 문제와 일본 일부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사드 문제 등의 민감한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다.
다소 당혹스런 표정을 짖던 스즈키 씨는 “우익 정치인들 일부가 헌법에 위배된 행동을 하고 있다”면서 “참배하는 정치인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2학년 서한음 학생은 “그동안 솔직히 안중근 의사에 대한 깊은 관심은 없었지만 이번 수업을 통해 바로 알게 됐다”며 “결국, 안중근 의사와 같은 분들이 지금의 우리나라를 세우신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업 막바지 스즈키 씨는 “한국 학생들이 한일공동역사수업을 통해 일본과 일본인을 좀 더 가깝게 느꼈으면 좋겠고, 한·일 간에 당면한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앞으로도 일조하겠다”고 답했다.
수업을 주관한 조은경 교사는 “우리 학생들이 일본과 함께 세계의 주인이 될 수 있는 마음가짐과 태도를 함양하고자 수업을 준비했다”면서 “왜곡된 역사는 분명히 바로잡아야 하며 정확하고 진실하게 학습이 돼야 함은 그 전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유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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