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의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마련한 교장 공모제가 외면받고 있다. 교장 공모제는 ‘학교공동체가 원하는 유능한 학교경영자를 초빙해 교육력을 높인다’는 취지로 도입, 지난 2010년 9월 확대 시행됐지만 지원자 미달 현상과 ‘나홀로’ 응시가 되풀이되면서 취지가 무색해진 것이다.
26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9월 1일자 임용예정인 11개 학교의 교장공모 지원자 접수를 마감한 결과 응시자는 총 24명으로 평균경쟁률은 2.2대 1이다.
개방형으로 진행되는 군산기계공업고에만 7명이 몰리면서 경쟁률을 높였을 뿐 나머지 10개 학교 가운데 5개 학교는 각각 1명만이 응시한 상태다.
이처럼 교장 공모제가 인기를 얻지 못한 이유는 공모가 사실상 교장자격증 소지자 위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장 공모제는 응모 자격 기준에 따라 초빙형(교장자격증 소지자 대상)과 내부형(15년 이상의 경력 교원 대상) 등으로 나뉘는데 대부분이 초빙형으로 채워진다.
그런데 법적으로 자율학교의 15%만 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신청할 수 있고, 이 중 또다시 15%만이 교장자격증이 없는 교사의 지원이 가능한 것이다.
실제 올해 전북의 경우 내부형 공모학교가 5곳이지만 이같은 규정을 적용하면서 교장자격증이 없는 교원이 응시할 수 있는 학교는 단 한곳도 없다.
교장자격자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승진에서 제외되지 않는데 굳이 공모제에 지원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여기다 열악한 학교 환경이나 실적에 대한 과도한 부담도 문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임용 전 까다로운 검증 과정과 1년마다 성과평가를 진행하면서 이에 대한 부담감이 커 교장 공모를 꺼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면서 “예년에는 지원자가 없어 지정 철회하는 사례도 있었지만 이번 2학기 공모에서는 미달된 학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교장 공모제 학교는 퇴임이나 전보 등으로 교장 결원이 발생한 학교 가운데 신청을 받아 진행하며 1차 학교(3배수 추천), 2차 교육청(2배수 추천) 심사를 거쳐 교육감이 1명을 최종 선정, 교육부장관에게 임용 추천한다. /김지혜기자·kjhw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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