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 싼탄데르 은행(세계 6대은행에 포함된 지방은행)이 있다면 한국에는 전북은행이 있다. 전북은행을 이끈 지난 9년 동안 줄기차게 싼탄데르 은행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으며 소매금융 중심의 내실경영을 고집스럽게 추진해온 홍성주 은행장. 그 결과 전북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건실한 체질을 가진 은행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9년 전 IMF 위기 속에서 존폐의 기로에 놓인 전북은행의 ‘구원투수’로 나선 그는 9회 말이 끝난 지금 ‘만루홈런’까지 날리며 대기록을 남긴 CEO로 금융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홍 행장은 오는 19일 지난 9년간의 전북은행과의 소중하고 값진 인연을 마무리한다. 전북은행 40년사 중 9년은 그가 함께 했고, 앞선 30년보다 훨씬 더 많은 성장과 발전을 이룩한 시간이었다. 굴지의 시중은행들까지 벤치마킹에 나서고, 유력 언론매체들도 앞다퉈 성공모델로 소개할 만큼 작지만 훌륭한 지방은행이 된 전북은행을 이끈 홍성주 행장. 그의 ‘아름다운 퇴장’에 전북 도민 모두가 큰 박수를 보낸다.

▲9년간 눈부신 성장
홍 행장은 지난 2001년 3월 10일 취임이후 존폐의 기로에 선 전북은행을 위해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식견을 바탕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한편 수익창출기반을 확고히 하면서 시중은행과는 차별화된 경영기반을 구축했다. 그는 특히 취임이후 누적된 부실의 완전청산과 우수한 건전성의 확보, 막대한 자본잠식의 완전 해소 및 자본잉여의 축적, 지속적인 흑자 경영기조의 정착과 수익성, 생산성의 지속적 개선을 통해 전북은행의 ‘제 2의 도약기반’을 확보하는데 주도적이고 결정적인 공로를 세웠다는 평이다.
취임 직전 연도인 2000년 전북은행의 자기자본은 1,220억 원으로 납입자본액 1,653억 원 대비 △433억 원(△26%)의 잠식 상태로 매우 어려운 여건이다. 자본규모가 작아 성장에 필수적인 대출 확대에도 가장 큰 제약요인이었다.
2001년 취임 이후 장기후순위채의 시장발행 성공과 수익성 중심 건전여신의 지속적 확대를 통해 수익기반을 구축함과 동시에 부실자산의 효율적 매각을 통해 2003년에는 창립 이래 최대의 경영실적인 44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데 이어 이후 2007년 3월, 450억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2008년에는 세계적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41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해 실질적으로 창립이래 최대의 실적을 거양했다. 이같은 기세로 전북은행은 2009년에도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11억 원 증가한 529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63억 원 증가한 802억원을 달성, 전년도 기록을 보란 듯이 갈아치줬다.

▲실사구시 정신의 내실경영 ‘적중’
이같은 높은 실적 뒤에는 홍 행장의 고집스런 운영철학이 있다. 홍 행장은 무분별한 외형경쟁을 해온 시중은행들과는 달리 실사구시 정신에 입각한 정도 경영과 내실중심의 차별화전략을 구사했다.
홍 행장은 월가의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확고한 경영철학으로 크게 성공한 미국의 Toronto Dominion Bank(Commerce Bank 인수)를 비롯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성장을 추구해 온 Wells Fargo Bank, 소매금융모델을 핵심으로 크게 성장한 스페인의 Santander Bank를 직접 벤치마킹했다. 특히 스페인의 작은 지방은행에서 출발해 세계 6대 글로벌 은행으로 발전한 Santander은행을 향후 전북은행의 발전 비전으로 삼았다. 이 은행은 전북은행처럼 소매금융모델을 기본 핵으로 세계적인 초우량은행으로 성장한 케이스. 홍 행장은 전북은행은 탄탄한 소매금융을 중심으로 내실 있는 경영을 지속해 나감으로써 Santander은행과 같은 글로벌 초우량은행으로 성장해 나간다는 야심찬 비전을 늘 강조하면 오늘의 전북은행을 이끌었다.

▲서민금융 활성화 ‘앞장’
홍 행장이 남긴 업적 중 최근 가장 큰 빛을 보고 있는 것은 서민금융상품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Sub-credit Loan이다. 금융위기 사태를 미리 예견했던 것처럼 다른 은행들보다 훨씬 먼저 선보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빛을 낸 전북은행의 자랑거리다. 은행권 최초로 전북은행이 개발한 ‘서브 크레딧 론’은 개 도입 초기 영업일선에서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커서 선뜻 취급하려 하지 않았지만 취급자에 대한 특별면책조항의 도입 등 홍 은행장의 파격적이고 고뇌에 찬 결단으로 직원들을 설득한 결과 지역서민들이 간편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홍 행장이 직접 창안해 2007년 7월부터 도입된 이래 긴급자금이 필요한 서민들의 선호도 증가로 현재 약 1000억 원의 대출 잔액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리스크 대비 수익성도 확보돼 전북은행의 전략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대판 홍길동 행장 ‘영원히’
홍 행장은 취임이후 지난 9년간 자신의 온 열정을 다 쏟아 부으면서 위기에 처한 전북은행을 극적으로 회생시켰다. 특히 제반 경영지표를 반전시키는데 성공하면서 한편의 ‘성공 드라마’완성했다. 평생을 금융인으로 살아온 그는 국내는 물론 미국과 영국 등에서 지점장으로 활동한 경험과 식견으로 오늘날의 전북은행을 일구어 냈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 국내외 금융관련 서적을 직접 탐독하고 세계금융의 트렌드와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해 정책에 반영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고 영업점 순방을 통한 현장 애로사항의 청취 및 지도에도 열성적인 CEO였다. 휴일에는 일선직원과 산행, 마라톤, 배드민턴 등 각종 스포츠 활동에 동참하여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는 등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켰다.
고희(古稀)에도 불구, 그는 젊은 직원 못지않은 건강한 체력으로 정평이 나있다. 매우 부지런한 CEO로 현대판 ‘홍길동 행장’으로 소문이 난 그는 새벽운동을 통해 체력관리를 하는 것은 물론 등산, 골프, 마라톤까지 매사에 열정적이다.

홍성주 행장, 그는 전북은행을‘한국에서 가장 편리한 은행’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 9년간 혼신의 힘을 기울여왔다. 특히 ‘21세기 일류 지역은행’이라는 중장기 비전을 세우고, 고객의 성공을 최우선으로 모든 업무를 추진하는 한 차원 높은 상생 전략을 구축해왔다. 그런 그는 이제 떠난다. 하지만 한국에서 가장 편리한 21세기 일류 지역은행을 만들기 위해 그가 이끌어온 전북은행은 ‘홍성주’그이름 석자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아자아자! 혼성주’라는 열정적인 외침과 함께./김은숙 기자maypole@

<프로필>
학 럭 : 1958. 전주신흥고등학교 졸업
1964.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졸업

경 럭 : 1964. 한국은행 입행. 외국부 근무
1967. 한국외환은행 입행
1981. 한국외환은행 주요 부점장으로 근무
1984. 한국외환은행 외환부장
1987. 한국외환은행 뉴욕 브로드웨이 지점장
1991. 한국외환은행 외환업무부장
1992. 한국외환은행 계동(현대빌딩) 지점장
1993. 한국외환은행 충무로 지점장
1995. 한국외환은행 남대문지점장
1996. 한국외환은행 상임이사
1997. 한국외환은행 상무이사
1999. 동아건설산업(주) 비상임 이사
1999. 서울투자신탁운용(주) 대표이사 사장
2001. 現 전북은행 은행장
2003.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은행분과 위원 (재경부)

주요해외근무경력 : 1969. 5 ~ 1972. 7 미국 로스엔젤레스
1978. 5 ~ 1981. 6 영국 런던
1987. 10 ~ 1990. 10 미국 뉴욕

상 벌 : 1995. 11. 30 대통령 표창 (무역 유공자)
2004. 3. 12 문화관광부장관 표창
2007. 12. 11 2007 대한민국 신뢰경영 CEO 대상 수상
2008. 3. 25 「서브크레딧론」매경 금융상품대상 특별상 수상
2008. 8. 27 2008년도 기업지배구조 우수기업 선정
2008. 11. 27 2008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대상 수상
2009. 6. 29 2009년도 기업지배구조 최우수기업 선정
2009. 8. 26 2009 대한민국 글로벌 CEO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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