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대표, '호남보답' 약속 꼭 지켜야

2025-11-23     전라일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지난 20일 열린 호남발전 과제보고회에서 “국민주권 시대를 열어준 호남의 헌신에 보답하겠다”며 지역 현안과 국가 예산을 적극적으로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호남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고 지역발전에 힘을 보태겠다는 집권 여당 대표의 메시지를 환영한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화려한 약속을 나열하는 발언이 아니라 실제 예산과 정책으로 이어지는 실질적 지원이다. 그동안 숱하게 반복되온 정치인들의 약속 정치에 대한 피로감을 고려하면 이번 정 대표의 발언도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내년 8월 임기가 끝나는 정 대표가 연임을 염두에 두고 호남 표심을 다지려는 ‘호남구애’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치 일정과 지역 행보가 맞물릴 때마다 메시지가 선거용으로 소비돼 온 과거의 예를 도민들은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집권 여당의 대표가 직접 호남지원을 약속한 만큼, 우리 입장에서는 단순한 정치적 발언으로 간과하지 말고 구체적 예산과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압박하는 등 실제 성과를 얻어내는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 호남발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을 맡은 국회 이원택 의원을 비롯한 도내 국회의원과 정치권 모두의 역량이자 책임이다.

 호남발전위원회가 전북 49개를 포함한 110개의 지역 현안과 미래 성장 사업을 발굴, 민주당 주도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하지만 정작 정부와 국회 차원의 실질적 예산 반영에는 건너야 할 강이 너무 많다. 실제로 향후 지역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의미다.

 수년째 지역 숙원사업으로 추진되온 남원 공공의대 설립 사업은 국가적 과제인 공공의료 인력 부족 해결 등 그 필요성에도 불구 관련 부처의 의지 부족과 정치권의 의료계 눈치 보기 등으로 관련법이 최근 국회 복지위 법안 소위마저 통과되지 못했다. 현안 사업에 대해 법안 처리 등 실천적 조치가 없으면 말 잔치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정 대표의 ‘호남 보답’ 약속이 공허한 정치적 수사로 끝날지, 실질적 변화를 만드는 출발점이 될지는 호남발전에 대한 그의 실천 의지에 달렸다. 정 대표의 약속을 지켜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