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중독 후과
전 세계 74억 명. 바로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가리키는 숫자다. 전체 인구의 90%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제 스마트폰은 선후진국 가릴 것 없이 없어서는 안 되는 생활필수품이자 사회 인프라가 된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상당수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관한한 자기 조절을 못한다는 사실이다. 눈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집어드는가 하면 화장실 갈 때까지 이를 놓지 못한다. 이들은 개인적 의지와 노력으로 과의존 상태 즉 중독 상태를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우리 호모 사피엔스를 ‘호모 아딕투스(Addictus)’ 즉 ‘스마트폰에 중독된 인류’라고 부르고 있다.
스마트폰 중독의 실상을 보면 이런 신조어가 수긍이 간다. 몇 가지 통계를 보자. 우선 2014년 연구에 의하면 영국 청소년 층 10%가 스마트폰 중독 증세를 보이는데 비해 인도에서는 이 연령층의 39~44%가 이 증세를 겪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수행된 조사로는 4.9~10.7%가 인터넷 중독 발병률을 나타냈다. 한 조사에서는 국민 4명 중 1명이 스마트폰 중독 상태라고 분류되기도 했다.
이러한 스마트폰 중독의 후과는 매우 심각하다. 신체적으로는 두통과 피로감, 어지럼증, 청력·시력 저하 등을 겪을 수 있다. 정서적으로도 해롭다. 우울증 증상이 오는가 하면 청소년의 경우 학습과 행동에서도 폭력 행위나 과잉행동장애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날 여지가 많다. 고립감 심화도 문제다. 사회적 상호작용을 배워야 할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매달려 이를 제대로 익히지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장기적으로 스마트폰의 전자파에 노출되면 암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고 난임이나 신경계통에 이상이 올 수 있다고 한다.
일간 뉴욕 포스트 등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걸음 수 추적 앱 ‘위워드’는 최근 챗GPT를 활용해 2050년의 인류 모습을 상상했다. 현재의 생활 습관 그러니까 주로 앉아서 먹고 일하고, 의미 없이 스마트폰을 보며 장시간을 보내는 것을 계속한다는 전제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샘’이라고 이름 붙여진 25년 후 인류는 복부 비만에다 머리가 앞으로 기울어지고 상체는 굽은 거북목이다. 또 관절도 뻣뻣한 데다 혈액순환이 안 되면서 발목과 발은 퉁퉁 부어 있었다. 눈은 건조하고 충혈되고 눈 아래 다크서클이 자리잡고 있다. 혈관 건강 악화로 피부색도 칙칙하다.
괴물 같은 생김새에 우선 공포감부터 엄습한다. 당장이라도 중독에서 벗어날 방도를 찾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든다. 전문가들은 우선 자신이 얼마나 스마트폰을 사용했는지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눈으로 수치를 확인해야 절제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또 게임 앱은 깔지 않아야 하고 청소년의 경우 시간을 보낼 다른 대안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또 상황이 심각하면 정부에서 운영하는 심리 프로그램을 찾는 것도 권장되고 있다. 필요하다면 약물 치료라도 받아야 더 큰 비극을 막을 수 있다고 하니 새겨들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