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살림살이 속에서 과학의 눈을 다시 뜨다 ‘살림의 과학’

2025-11-19     박세린 기자

 

전통 살림살이 속에서 과학의 눈을 다시 뜬다. 

이재열 경북대학교 명예교수의 신작 ‘살림의 과학’이 사이언스북스에서 출간됐다. 

532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 안에는 전통문화의 ‘멋’과 ‘지혜’를 과학의 언어로 재해석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살림은 단순한 물건을 나열한 집합이 아니라, 시대와 환경, 인간의 필요가 만들어낸 생활의 과학이다. 

갓, 반닷이 등 우리 선조들이 수백 년 동안 일상에서 다듬어 온 살림살이에는 엄청난 양의 실험과 검증, 실패와 축적이 녹아 있다. 

이재열 교수는 미생물학자로서 훈련된 분석적 시선을 바탕으로, 전통 살림의 기능적, 미적 구조를 과학적으로 풀어낸다. 

그의 글에서 ‘생활의 냄새’가 묻어 나오는 이유는 오랜 수집과 현장 경험이 빚은 생생함 때문. 

이재열 작가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고 말한다. 

작은 물건과 공간이 쌓여 우리 조상들의 삶을 지탱했다. 그 속에는 기후 위기 시대의 지속 가능한 삶, 자원 순환의 지혜 등이 이미 담겨 있다. 

김기섭 전 한성 백제박물관장은 “책을 읽다보면 집구석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잊혀 가고 있는 사물들이 가진 의미를 새롭게 읽게 될 것이다”라며 “전통문화와 현대 과학의 만남에서 새로운 이정표 역할을 할 것이며, 살림의 과학을 좀 더 깊게 살펴봐야 한다”라고 전한다.

이어 그는 “전 세계를 매료시키고 있는 K-문화에 새로운 원동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이라며 “독자들이 미래의 설계도를 전통 살림의 지혜에서, 이 책에서 발견하게 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