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솔 ‘전신사조(傳神寫照) 한국의 얼굴’

2025-11-18     박세린 기자

 

‘한국의 시간’을 읽어내는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얼굴을 통해 전북을 중심으로 작업해 온 작가들은 물론, 전국에서 활동해 온 예술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석지 채용신

 

미술관 솔은 특별전 ‘전신사조(傳神寫照) 한국의 얼굴’을 23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관광거점도시 육성사업’ 일환으로 전주시가 주최하고 전주문화재단과 미술관 솔이 주관한다. 

전시는 ‘조선시대 화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화가들은 얼굴을 통해 무엇을 전하고자 했는가?’에서부터 출발한다. 

 

박득순

 

장르는 중요하지 않다. 동양화든 서양화든 캔버스 앞에서 마주한 인간의 얼굴은 결국 시대의 숨결과 작가의 신념을 고스란히 담는다. 그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의 얼굴이 곧 한국의 정신이 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조선의 마지막 어진화사 채용신의 최초 공개작이다. 작고 작가부터 현역 작가까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얼굴들이 미술관의 깊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전시 모습

 

작고 작가로는 한국화 채용신, 조중태, 배정례, 장운상, 이규선, 추교영, 정승섭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고, 서양화는 박득순, 박영선, 김형근, 김태, 김흥수, 배동신, 강우문의 작품이 걸려있다. 

현역 작가로는 한국화 김병종을 시작으로 서양화 선기현, 김선태, 이건웅, 이창규, 최종태, 이태길, 이성자, 김춘식, 김일해, 이용운 등 총 34점이 전시된다. 

특히 전시는 지역성과 예술사적 가치를 자연스럽게 교차, 단순한 지역의 기록이 아니라 한국 예술 흐름 속에 깊숙이 자리 잡은 ‘또 하나의 중심’을 보여준다. 

 

전시모습

 

전시 제목인 ‘전신사조’는 동양의 개념으로 서양화의 장르에서도 자연스럽게 살아 움직인다. 작가들은 각기 다른 재료로 인물을 그렸지만, 그들의 시선은 공통적으로 ‘정신’을 향한다. 

전북이 품고 있는 예술 자산, 그리고 시대를 건너온 작가들의 삶을 다시 한번 바라볼 수 있음이 의미를 더한다. 

‘관광거점도시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만큼, 지역의 문화 콘텐츠가 어떻게 관광과 만날 수 있는지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미술관 솔 관계자는 “우리 전북 지역의 소중한 예술 자산인 작고 작가들의 작품과 삶 역시 재조명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나아가 이를 지역 관광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는다면, 문화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문화유산으로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전시가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