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의 신뢰, 청렴으로 시작

2025-11-09     전라일보
 나경균(새만금개발공사 사장)

나경균 새만금개발공사 사장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는 관리의 올바른 마음가짐과 자세를 다룬 대표적인 행정지침서다. 총 12편 72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중 제2편 율기(律己)는 ‘몸을 다스리는 규율’로서 오늘날 공직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 덕목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율기(律己)는 칙궁(飭躬, 바른 몸가짐), 청심(淸心, 청렴한 마음), 제가(齊家, 집안을 다스림), 병객(屛客, 청탁을 물리침), 절용(節用, 씀씀이를 절약함), 낙시(樂施, 베풀기를 즐겨함)의 여섯 가지 원칙을 담고 있는데, 이 가운데 청탁을 물리치라는 정신을 담은 ‘병객(屛客)’에 대한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조선 후기 참판을 지낸 유의(柳誼)가 홍주 목사로 근무하던 시절, 정약용이 보낸 서찰에 답장을 보내지 않았었다. 훗날 정약용이 유의에게 “왜 답서를 하지 않았소?”라고 이유를 묻자 유의는 “관직에 있을 때는 공문서 이외의 편지는 열어보지 않습니다”라고 답하였다 한다. 정약용은 사적 청탁의 가능성을 애초에 차단하려 한 유의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이러한 청렴의 실천은 오늘날에도 여전한 울림을 준다.

 다양한 매체와 통신수단이 발달한 오늘날, 유의와 같이 모든 연락을 배제하면서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공직자가 사적 관계를 경계하며 공정하고 청렴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만큼은 과거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공직자의 핵심 가치는 과거에도 지금도 언제나 ‘청렴’이다. 조선시대에는 ‘청백리’ 제도로 청렴한 관리가 존경받았고, 현재는 청탁금지법, 이해충돌방지법 등을 통해 공직사회 전반의 청렴성을 제도화하고 있다. 

 공직사회에서 공정과 청렴이 중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그것이 국민과의 신뢰를 형성하는 토대이며, 신뢰가 흔들리면 아무리 좋은 정책과 제도라도 해도 제 역할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늘날은 정보의 접근, 생성, 가공, 유통이 수월해지고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공유되는 시대인 만큼 국민 누구나 언제든지 공직사회를 감시하고 평가할 수 있게 되었으며, 따라서 더 높은 수준의 공정성과 청렴이 요구된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 공사도 새만금에 대규모 도시를 조성하고 내부 개발을 전담하는 공공기관인 만큼 지역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파급력이 크기에 공정과 청렴을 기반으로 국민과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 구성원의 윤리의식 제고 뿐 아니라 시스템이 뒷받침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경영진을 중심으로, 총괄부서-실무부서-감사부서에 이르는 3선형 관리체계를 기반으로 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최초로 구축했고 이를 통해 부정·부패의 사전 예방을 위한 상시 점검과 환류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올해는 주요계약 입찰과 관련한 신고센터를 개설하여 업무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한층 강화하였으며, 이는 조직이나 업무를 제약하기 위한 장애물이 아닌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제도적 기반으로 우리 공사의 공정하고 청렴한 업무 수행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백 년이 지나도 회자되고 있는 유의의 정신을 본받아 우리 공사는 언제나 공정과 청렴을 바탕으로 국민과의 신뢰를 견고히 하고, 새만금이 전북의 자랑을 넘어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국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