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빈칸, 21일부터 23일까지 아하아트홀서 ’The Father’

2025-11-09     박세린 기자

 

‘낯선 사람을 믿지 마세요!’

기억과 정체성, 현실 인식의 붕괴 속에서 혼란과 공감을 자아낸다.

극단빈칸이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아하아트홀에서 연극 ‘The FATHER’를 공연한다. 공연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에 진행된다.

‘The FATHER’는 2014년 브리가디에상과 몰리에르상 3개 부문을 석권하며 전 세계적으로 호평받은 작품이다. 

원작은 2012년 프랑스에서 초연된 연극 ‘Le Pere’(작: 플로리앙 젤레르)로, 이후 영화로도 제작되어 세계 각국에서 재해석되었다.

 

무대 모습

 

작품은 알츠하이머를 앓는 노인 ‘앙드레(아버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는 점차 기억을 잃어가며, 자신이 살던 집과 가족, 심지어 자신의 정체성마저 혼란스럽게 인식한다. 그의 딸 안은 그런 아버지를 돌보며 요양 시설로 모실지 고민하지만, 아버지의 시점에서는 그 모든 변화가 낯설고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무대 모습

 

연극은 관객을 철저히 ‘아버지의 시점’ 속으로 끌어들인다. 

장면이 반복되고 공간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연출을 통해 기억의 왜곡과 현실 인식의 붕괴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관객은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상상인지 구분할 수 없는 혼란을 경험하게 된다.

결국, 작품은 단순히 치매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 존재의 정체성·인간관계·기억의 불안정성을 탐구한다. 앙드레의 세계가 무너질수록, 관객은 그 안에서 자신의 부모와 가족, 그리고 언젠가 맞닥뜨릴 노화와 상실의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극단 빈칸 관계자는 “혼란스러움 속에 공감과 불안이 교차하는 것이 이번 작품의 핵심”이라며 “현실과 기억이 뒤섞이는 무대 속에서 관객 또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박세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