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경제 도약

2025-11-06     전라일보

대만은 사실 작은 나라에 속한다. 섬으로 이뤄진 영토는 면적 상 우리나라 3분의 1 정도에 그친다. 또 인구 역시 23백만명 내외로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경제적 측면서 보면 꽤 큰 나라다. 전체 GDP 규모로는 세계 21(2024)로 상당히 앞 순위에 있고, 1인당 GDP는 올해 우리나라를 앞설 전망이다. 그뿐 아니다. 1997년부터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고 해마다 5% 내외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과거 대만 경제는 단기적 어려움이 없지 않았지만 고도성장을 이룩했다. 1960년대 대만은 수출산업을 적극 육성해 계속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특히 중간재 부품산업 육성은 큰 성과를 거뒀다. 결국 1960150달러에 불과했던 1인당 GDP1980년에 2천 달러를 넘더니 19921만 달러를 돌파했다.

이런 높은 경제성장 덕분에 대만은 일찌감치 아시아의 네 마리 용에 들었다. 그 네 나라는 한국과 대만, 홍콩, 싱가포르다. 대만 경제는 2000년에 들어 한때 추락하기도 했으나 꾸준히 성장해 결국 20221인당 GDP에서 한국과 일본을 추월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대만이 정말 선진국으로서 면모를 갖춘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우선 자국인들부터 불만이 많다. 대만의 저임금이 국민 생활의 질을 낮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저임금의 경우 대만 최저임금은 한국의 54%, 일본의 61%에 불과하다. 높은 경제성장의 혜택이 서민층에는 돌아가지 않는 게 현실이다. 노동 계층의 임금이 정체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경제를 이끌고 있는 TSMC 등 반도체 산업의 비중이 너무 높아 이를 제외하면 다른 업종들은 바닥을 헤맨다는 것이 대만 언론들의 진단이다.

한국인들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1인당 GDP 수준이 대만보다 연간 2만 달러 이상 낮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분석이 나왔다. IMF가 지난달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구매력 평가(PPP) 기준 1인당 GDP6580달러인데 비해 대만은 85127달러에 달했다. 대만의 명목 기준 1인당 GDP도 올해 우리나라를 넘어설 전망이다. 대만 국민의 생활 수준이 이처럼 높게 평가되는 이유는 물가가 비교적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가 대만에 밀리는 것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견해도 있다. 그 차이가 크지 않은데다 최근 몇 년간 순위가 엎치락뒤치락 해왔기 때문이다. 큰 추세를 보면 한국, 일본, 대만이 뭉쳐 다닌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미래로 시선을 향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국의 성장잠재력이 낮아지고 있는데 비해 대만은 고성장 가도를 달릴 전망이다. IMF는 이대로라면 2029년 한국 1인당 GDP40위 밖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독보적 경쟁력을 가진 업종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저성장 추세가 고착된다는 분석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더 이상의 추락을 막기 위한 특단의 발전전략이 절실하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