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김제 축제가 남긴 질문

2025-09-08     정승운 기자

과학기술의 혁신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과학기술의 본질’이라는 책은 그 해답을 조합(組合)에서 찾는다. 새로운 발명품 하나가 세상을 송두리째 바꾸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이미 존재하던 기술과 아이디어가 서로 연결되고, 다시 조합될 때 전혀 다른 차원의 혁신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인류가 불을 다스린 뒤에도 도구와 제도가 결합하지 않았다면 문명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듯이, 혁신의 본질은 결합의 힘이다.

이 문장을 곱씹던 차에 김제시가 보여준 축제의 장면이 겹쳐졌다. 지난 주말, 김제시는 세 가지 축제를 같은 날에, 그러나 다른 시간대에 배치했다. 자원순환의 의미를 전하는 ‘새로보미 축제’, 야간의 역사 공간을 배경으로 한 ‘김제야행’, 그리고 전통시장이 살아 숨 쉬는 ‘100년 먹거리 장터’였다. 각각 따로 열려도 충분히 의미 있는 행사들이었지만, 김제시는 이들을 연결했다. 시간과 공간을 달리해 연속적으로 이어지게 함으로써 하나의 큰 무대를 만들었다.

오전에는 친환경을 체험한 시민들이 오후에는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저녁이 되자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다시 모여 야행의 불빛 속을 거닐었다. 행사장의 프로그램은 달랐지만, 관객의 흐름은 하나의 강물처럼 이어졌다. 축제의 동선은 단순한 ‘나열’이 아니라 ‘조합’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큰 시너지를 낳았다.

수학적으로 1+1은 언제나 2다. 그러나 김제시 축제에서의 1+1은 단순히 2로 끝나지 않았다. 전통시장에서 만난 상인의 활기, 새로보미 부스에서 체험을 즐기던 아이들의 호기심, 야행의 무대를 배경으로 웃음을 터뜨리던 연인의 표정은 계산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에너지를 보여주었다. 사람과 사람, 행사와 행사, 낮과 밤이 겹쳐질 때 생겨난 무형의 가치. 그것이 이번 축제의 진짜 성과였다.

기자라는 이름으로 많은 행사를 취재해 왔지만, 이번처럼 ‘조합’이라는 개념이 선명히 드러난 경우는 드물다. 축제는 단순히 잘 꾸민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람들의 시간을 연결하고 경험을 이어붙이는 순간에 힘을 얻는다. 김제시는 이번 실험을 통해 ‘연속성’이 가져올 수 있는 도시 브랜드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보자. 1+1=2라는 답은 교과서적인 정답일지 모른다. 그러나 김제시의 축제 현장에서 목격한 참가자들의 웃음과 호응은, 정답이 하나가 아님을 보여주었다. 그 표정 속에서 기자가 떠올린 답은 숫자가 아니었다. 이번 1+1의 답은 ‘웃음’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어느 숫자보다 값진 해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