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RE100 국가산단, 권익현 군수 혼자만 뛰나
글로벌 산업계는 이미 재생에너지 기반 생산체제로 급격히 이동 중이다. 탄소중립과 RE100(100% 재생에너지 사용)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며, 이는 지역 경제의 미래와도 직결된다.
이런 중대한 전환점에서 부안군이 ‘서남권 해상풍력 연계 RE100 국가산업단지’를 유치하겠다고 나섰다.
정확히 말하면, 권익현 부안군수가 나섰다.
권 군수는 최근에도 국가균형발전특별위원회 박수현 위원장, 국회 산자중기위 오세희 의원 등 주요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 부안이 RE100 국가산단의 최적지임을 설명하고 국정과제 반영을 요청했다.
앞서 7월에도 국정기획위와 새만금위원회를 방문해 같은 요청을 반복했다.
그야말로 ‘발로 뛰는 설득전’이다.
하지만 정작 궁금한 건 부안군 전체는 얼마나 절실한가라는 점이다.
권 군수의 노력에 비해, 이를 함께 실현해야 할 부안군 공무원 조직의 태도는 안타깝도록 조용하다.
군수 혼자 고군 분투하는 사이, 공무원들은 이 중대한 정책의 가치와 구조, 방향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주민들에게 이 사업이 왜 중요한지 설명하고 설득하는 움직임이 현장에서 체감되지 않는다.
산단 유치는 말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부안이 최적지’라는 주장은 행정이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지, 얼마나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얼마나 열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는지에 따라 비로소 신뢰를 얻는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RE100 국가산단이라는 거대한 국책사업 앞에서, 부안군 공무원 조직은 그 무게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누가, 언제, 어디서 이 사업을 책임 있게 설명하고, 주민들을 설득하고, 정부와 정책당국을 움직이기 위한 사전 groundwork를 하고 있는가.
중앙정부를 움직이는 것은 결국 현장의 열정과 논리, 실행력이다.
지금 부안군에 필요한 건 단순한 ‘국가산단 유치’라는 구호가 아니다.
군수 한 사람의 외로운 설득전이 아니라, 행정조직 전체가 절박함을 공유하고 움직이는 ‘집단의 에너지’가 절실하다.
이 기회를 놓친다면, 그 책임은 단지 군수 한 사람의 실패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부안의 미래를 잃는 일이 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부안군청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정말 이 사업을 성사시킬 의지가 있는가?""그렇다면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가?"
군수의 의지가 아니라, 행정 전체의 실행이 지역의 미래를 만든다.
지금 부안군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단지 무책임한 수준을 넘어 지역 미래를 스스로 포기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 책임, 언젠가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로 돌아올 것이다.